바보산행기(15-14)
지난 금요일 낮부터 내리던 비는 밤이 되니 폭우로 변했다.
휴대폰에는 연일 재난문자가 밤새 올라오고 ~~~~~~~~
호우경보, 홍수경보가 주를 이루는 문자다.
토요일, 될 수 있으면 움직이지 말라는 방송의 권유지만 고향이 궁금해 가만있을 수가 없다.
공장부터 찾았다.
공장이 하천변에 있으니 ~~~~~~~
둑에 오르니 붉은 황토물이 거센물결을 이루며 흘러내려간다.
무우는 그런대로 잘 자라고 있다.
배추는 잎을 자세히 보니 거센 비에 녺았는 지 점점이 무늬가 보인다.
시골집 앞을 흐르는 물도 많이 불어 개울을 가득 메우며 흘러가고 있다.
비에 창밖으로 비치는 풍경도 뿌옇고~~~~~~~~~~
선영으로 차를 몰았다.
큰 피해는 없다.
장수말벌집이 물이 흘러가는 배수로 바로 아래니 물이 흥건하다.
벌들이 당황한 듯 입구를 빙빙돌며 어쩔 줄 모른다.
비오는 시골집에서 할 일이 없다.
T V가 있는 것도 아니고 손가락 빨고 있을 수도 없고~~~~~~~
'물에는 물로 다스려야 되는 겨~~~~~~~~~'
세입자 나가고 한다한다 하던 유리창청소를 했다.
거실창을 먼저 세척했다.
방충망을 세입자가 모기 들어온다고 실리콘으로 붙여놨다.
커터로 자르고 중간중간 철판피스로 고정한 것 충전드릴로 빼내고~~~~~~~
방충망을 빼내야 안의 창을 닦을 수 있으니 빼냈다.
세탁기 물비누를 브러시에 묻혀서 닦고 물 뿌리고 pvc 헤라로 물기 훑어내리고~~~~~~~~~~~
높은 곳은 사다리 놓고 닦아냈다.
다시 세제묻혀서 닦고~~~~~~~~~~~
방충망이 빼내기는 했는 데 다시 원위치하려니 쉽지 않다.
안 하던 일을 하려니 요령이 없고~~~~~
문간방 창도 닦았다.
기왕 물을 쓰는 거 베란다바닥까지 말끔히 씻어냈다.
안으로 들어와 안쪽에서 도 닦았다.
헌 수건에 물묻혀 닦아내고 주방용 티슈로 닦고 다시 마른 수건으로 닦아내고~~~~~
창틀에 켜켜이 쌓인 먼지를 닦아내고~~~~~~
거실, 문간방, 안방을 차례로 닦아냈다.
훨씬 창이 밝아진 모습이다.
지쳐서 정리하고 집에 가려니 차 키가 안 보인다.
허둥대기 시작했다.
사용한 티슈 뭉탱이 큰 쓰레기통에 비운 것이 생각나서 뒤지고 ~~~~~~
걸어서 선영 밑 주차했던 곳도 가서 둘러보고~~~~~~
결국에는 보험서비스로 차문을 열어보고~~~~~~~
차에 있을 수없다.
차 안에 키가 있으면 문이 안잠기는 것인 데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배낭 메고 시내버스로 집에 왔다.
일요일, 예비키 배터리 교체해 챙겨가지고 시내버스 운행시간에 맞춰 버스를 타고 고향으로 갔다.
다시 쓰레기통 뒤지고~~~~~
다행히 예 비키는 작동이 된다.
어제 확인했던 장수말벌 털러 선영으로 갔다.
담금주 1/3 정도 채운 술병과 트랩을 만들어 싣고 올라갔다.
장비 갖춰 입고~~~~~
삽으로 흙을 떠서 출입구를 막고 주위부터 파 들어갔다.
간간이 나오는 벌들은 손으로 잡아서 술통에 쳐 넣었다.
굴이 파도 파도 끝이 안 보인다.
돌이 많으니 마땅한 공간을 못 만든 듯~~~~~~~~
7~80센티 넘게 파니 벌집이 보인다.
아래 층은 물기에 무너져 내리고 ~~~~~~~~
위엣 것 한 층만 간신히 건졌다.
이 것도 습기에 상태가 별로다.
'에게~~~~~~~~~'
별들도 몇 수 안 되고 괜히 헛고생만 했다.
토종벌을 살피러 갔다.
'얼어려~~~~'
설통이 아래로 팽개쳐져 있다.
비에 지반이 약하니 내려앉고 고정한 밧줄이 설통무게를 못 견디고 끊어졌나 보다.
끊어지지 않은 전선줄 하나만 걸려있다.
설통밑에까지 꿀로 가득 차있다.
이 참에 거둬야겠다.
기물창고에서 PVC통을 꺼내 물로 닦고 면과 방호복을 착용하고 작업에 들어갔다.
설통에 고무장갑 낀 손을 집어넣으니 따뜻한 온기가 느껴진다.
습이 많으니 벌들이 건조를 위해 날개로 온도를 올려 습기를 날리고 있는 거 같다.
팔뚝을 끝까지 집어넣어 한 켜 한 켜 꿀이 가득 찬 벌집을 떼어 내 통에 담았다.
벌집이 통에 가득하다.
안을 들여다보니 아직도 꿀이 1/3은 남아있다.
이 정도로 마무리했다.
겨울에 먹을 식량은 남겨놔야 내년에도 좋은 꿀을 선물하지 싶다.
설통자리 기초보강하고 합판 깔고 설통을 놓고 뚜껑을 덮었다.
끈으로 넘어지지 않게 사방으로 묶었다.
마무리 다 할 즈음 농막사장이 올라온다.
불러서 꿀맛을 보여줬다.
'나두 내년에는 설통에 꿀을 발라놔야 것네유~~~~~~~"
시골집에 가져다 놓고 작업을 이어갔다.
장수말벌과 벌집을 담금 했다.
겨우 23호 병하나로 해결된다.
꿀을 내렸다.
안 하던 일 하려니 허둥대기만 한다.
달려온 벌들은 통에서 나와 거실바닥과 식탁에 기어다니고~~~~~~~
스텐 들통 위에 채반을 놓고 주걱으로 으깨고 ~~~~~~~~~
양이 많으니 이 것도 쉽지 않다.
시간은 가고 조급증이 난다.
냄비에 물을 데워 아래에 놓고 그 위에 채반이 올려진 스텐들통을 올렸다.
그러곤 비닐로 덮어 햇볕에 내놨다.
꿀이 제법 많이 나왔다.
빈꿀병이 있고 모과차병도 비워내 담았다.
시간은 없고 다시 물을 데워 들통을 올려놓고 집으로 왔다.
이 것은 이 번 주말에 가서 마무리를 해야겠다.
나머지 꿀 거두고 벌집으로 술을 담으면 되지 싶다.
비가 흠뻑 오고 기온도 비오기 전과 후로 확연히 달라졌다.
이제 슬슬 산으로 나서봐야겠다.
본격적인 버섯의 향연에 뱜바우도 동참을 해야 이 가을도 가지 않겠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