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이야기

고형별곡(13-24)

뱜바우 2024. 9. 30. 09:05

지난 추석에 대전 막냇동생이 시골집에 방문했었다.

"블라인드가 없어서  햇빛이  들어오네유~~~~~

올해는  다 갔으니 내년 봄에 달면 되것네유~~~~"

늘 마누라는  살지도 않을 거  '투자하지 말라'고 엄포를 놓던 차라  눈치 보고 있었는 데 ~~~~~~~~

말이 나온 김에  인터넷 검색해서  주문을 했다.

치수, 색상을  알려주고  입금하니 제작에 들어가  금요일 도착했다.

토요일,  쉰 새벽에  고향으로 달려갔다.

블라인드 박스 열어보니  브래킷과  피스가 들어있고 블라인드는 각각 칫수가 표시돼 있다.

언제 블라인들 달아봤나???????

명색이 쟁이인 뱜바우,  저질러 놓고 본다.

요즘 pc검색해 보면  웬만한 건  동영상까지 나오는 세상이니  그 걸 머릿속에  간직하고 갔던 차다.

거실창부터 설치했다.

밖에 있는 사다리 발 물로 씻어서 들여 브래킷을 설치했다.

사무실에선  앵글로 보강을 할까. 어쩔까?  궁리했었지만 해보니  보강하지 않고도  설치가 된다.

훨씬  분위기가 살아나는 느낌이다.

건넌방도 설치하고~~~~~

거실에서 익혔으니  휠 진도가 빠르다.

안방에 있는 반쪽짜리 커튼을 제거하고 작업을 했다.

화장대와  침대가 있으니  사다리 필요 없이 작업이 된다.

두  시간이 안돼서 작업이 끝났다.

공장으로 김장에 살충제 치러 갔다.

무우는 그런대로 크는 데 배추는 망했다.

배추 가운데를 쥐며느리가 들어앉아 파먹고 있다.

늘 그러하듯  아파트에서   실증난  거 시골집으로~~~~~

수국화분을 베란다 우측에 심었다.

백수국이 있는 바로 옆에 심어 백색과 분홍의 조화를 연출했다.

내년에는 두 가지 꽃을 볼 수 있을 거 같다.

그늘막에는 인디언감자가  꽃을 피웠다.

첨 본다. 

등나무 꽃처럼, 칡꽃처럼 생겼다.

달콤한 향이 아주 좋다.

마가목을 타고 오른  유홍초꽃이 앙증맞다.

점심 먹으려고 거실로 들어서려는  데 형이 오신다.

추석에 가져간    탕국그릇 등을 가져오셨다.

"전 주에  토종벌 땄어유~~~ 들어 보셔유~~~~"

막걸리 한  잔 대접하고  1킬로짜리 꿀병을  드렸다.

가지따고 그늘막에 애호박 따고, 풋고추, 청양고추를 땄다.

고구마 줄기도 땄다.

동부콩꼬투리가 말랐다.

너무 늦은 거 같다.

모두 거뒀다.

꿀병에 라벨을 붙였다.

김치냉장고에 두었던 꿀 내리고 남은 찌꺼기로 술을 담았다.

10리터들이  병에 가득 담고 술을 부으니  술이 5리터 정도 들어간다.

일부는  반찬통에 담아서  김치통에 보관했다.

이 건  내년  봄 설통에 발라  분봉한 벌들을 유인할 때 써야겠다.

선영에 갔다.

토종벌은 무사히 제자리를 잡았다.

장수말벌은  다시 그 자리에 굴을 파기 시작했다.

이 놈들의 고집은  상상 이상이다.

 국솥을  가져와 수세미로 닦고~~~~~~~~~~

이 걸 화덕에 셑팅했다.

전에 설치했을 때 솥과 화덕사이가  틈이 있어서  연기가 새 나왔었다.

황토를 가져다 개서 메움을 했다.

 

이런 모습이 된다.

아파트에서 사용하던 전동의자 등받이에  수건으로 코팅이 떨어진 걸  커버했다.

이 것 저 것 간섭하다 보니  하루가 저문다.

'일요일에는 산에 갈까?'

산에 가야 볼 게 없다는 게 중론이다.

더군다나 우리 집  여자들 송이 빼고 잡버섯 안 좋아한다.

내친김에 다시  고향행을 이뤘다.

창고를 정리해야겠다.

잔뜩 들이기만 했지 전혀 정리가 안돼서 도깨비 나와 부르스 추게 생겼다.

날이 새기 전에는  집안을 정리했다.

두칸방 빈박스 내놓고 벽에 붙여늘어놓은 술병들  안 쪽으로 옮기고  걸레질하고,

화장대에 술병 가져다 괴목을 중심으로 양옆으로 올렸다.

창고 정리에 들어갔다.

돌탑 쌓을 때 쓰던 로프를  꺼내서 매듭을 풀었다.

체인블록으로  돌을 매달아 올리던 매듭이 쉽게 풀리지 않는다.

매듭 몇 개 푸는 데 두 시간이 넘게 걸린 거 같다.

로프 모두 사려서 종이박스에 담았다.

사무실에서 가져온 A4용지 박스에  엄나무, 꾸지뽕나무 등을 소분해 담았다.

좌측 벽에 콘크리트못을 죽 박고 어지럽게 쌓여있던 연장들을 걸었다.

빈 박스는  테이프 떼어서 헛간에 쌓고~~~~~~~~

담금주 빈 병은 지하실에 보관했다.

선영으로 가서 일회용 그릇과  커다란 대접을 챙겨 왔다.

향나무 아래에 꽃무릇이 아름답다.

꽃이 귀할 때쯤 파어서  뱜바우가 표지비에 노래했듯이 '꽃피고 새우는 곳'이라는 성어에  일조한   느낌이다.

안방에서 떼어낸 커튼을  빨아서  두 칸 방 창에  설치했다.

 

사촌들을 시골집에  초대해 놓은 상태니  대충 정리를 해야 할  판이었다.

 날자만 잡으면 되지 싶다.

 

오도이촌을  실행할 수 있는  고향집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 지 새삼 느끼는 이틀간 이었다.

 

이 번 주말은 산으로 나서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