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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산행기(15-16)

뱜바우 2024. 10. 14. 07:38

주 중에 지인이  

"산에 송이가 막 나온다구 하네유~~~~~~~산에 가야지유~~~~~~"

"내 차지가 있것어~~~~~"

이러고 말았었다.

토요일, 은근히  구미가    댕긴다.

'그려 운동삼아 가야것네~~~~~~'

길가에 누릿장나무가 화사하다.

이거 꽃이 아니라 꽃받침과 가운데 씨앗이다.

쑥부쟁이가 화사한 웃음으로 뱜바우을 맞는다.

구절초는 무더기로 피어서 합창한다.

참나무 그루터기에  버섯이 올라온다.

낙엽 위에  버섯이 줄을 서고~~~~

'느낌이 괜찮은 디~~~~~~~'

 

막 해가 돋으려고 하는 산하는  안개와 아침노을로 상쾌함을 선사한다. 

"산신령님  오늘은 제과점에서 양식으로 준비했어유~~~~~~~~"

내일이  건강검진으로  예약을 했고  위와 대장내시경을 하기로 했으니   알갱이 남는 거  건더기 남는 건  안된단다.

돌고 돌아  전 주에  능이 노균있는 곳을 찾아 나섰다.

혹시나 하는 마음과   확실한  위치를  머리에 넣기 위함이다.

 

금방 찾을 거 같던  자리가  쉽지 않다.

겨우 겨우 찾아서 확인했다.

누가 버린  낡은 캔으로 나만의 표식을 해서  내년에 찾기 쉽게 해 놓고 지리를 떴다.

해마다 송이 보여주던 곳을 탐색했으나 아무런 기척이 없다.

차가 있는 곳으로  산정상을 오르기 시작했다.

체력은 해마다 떨어져 이제  이  짓도  하기 힘든 때가 코앞인 듯, 숨이 가쁘기만 하다.

정상에서 굽어보는 아랫풍경이 정겹고  갈잎은  물들어간다.

한 나절이 못돼서 산행을 마치고  고향으로 향했다.

선영에 올라 설통 왕탱이유인액 보충하고 막혀서 물이 안 나오는 수도시설을 점검했다.

맨홀 두 개에 침사가 가득하다.

어린이용 삽으로 퍼내고  장갑 낀 손으로 마무리를 했다.

배관 중간에  퇴수 밸브를 열어  관에 쌓인  침사를  쏟아냈다.

추륵 추륵 배관에서  탱크로 물이  쏟아져 나온다.

접이식 탁자를 그늘막에 가져다 놓고 닦았다.

이 번 토요일에 사촌들을 초대했으니 마당에서  파티를 해야겠다.

가든파티라 할 수 있겠다.

대단한 건 없고  어렸을 적  방학 때면 와서 뛰놀던 추억을 소환해 볼 참이다.

산행 후의  움직임이 피로를 몰고 온다.

많이 피곤했나 보다.

자면서 내 코 고는 소리에 잠에서 깨곤 했으니~~~~~~~~

일요일에도  날이 새기 전에 고향으로 향했다.

옥상으로 올라가 청소를 했다.

이넘의 감나무가  많이 성가시다.

감 떨어지고 잎 떨어지고 거기에 죽은 가지까지 떨어진다.

감나무 키를  옥상아래로  줄여야 되지 싶다.

열심히 떨어지던 감은  떨어지기를 멈춘 듯  남아있는 건  우리 식구 차지가 되지 싶다.

옥상에서 내려다본 다래덩굴과 머루덩굴이 어우러진  그늘막이  싱그럽다.

화장실에 있는 콘센트 고정작업을 했다.

벽속에 철박스가  녹이 슬어  피스를 고정하는 암나사구멍이 삭았으니   다른 방법으로  고정을 했다.

타일에 구멍을 뚫어  피스로 고정하고 실리콘 처리를 했다.

배관수리하고 몰탈로 마감한  꺼칠꺼칠한 벽면도 그라인더로 갈아냈다.

먼지 먼지~~~~~~~~~~

화장실을 한 번 리모델링해야 하는 데???????

마누라는 '살지도 않을 거 돈들인다'고 성화고 이래저래  신경이 쓰인다.

야외테이블을  다래나무 아래로 옮겼다.

조롱박덩굴 그늘은 아늑하기는 한 데  앞이 막혀서 답답한 느낌이라 이리했다.

약통 가지고 공장으로 갔다.

늙은 호박 따서 차에 싣고~~~~~

무우 잎 늘어진 거  따내고  촘촘한 거  솎아 냈다.

약을 치고~~~~~~~~

5단 호박탑이  보기 좋다.

마당에 잔돌을 긁어모아  수레에 담아 한 옆에 쌓았다.

점심을 먹으려고 하는 데 형에게서 전화가 온다.

사촌 누나도 조카 더러 데려오라 하고 동네 어른도 두어 명 초대를 하신단다.

"숟가락만 얹면 되지유 머~~~"

빠지는 사람 빼고도 열네 명이 되지 싶다.

딸내미 작품인 하트벤치는 마당으로  꺼내 세팅을 했다.

 

물로 닦아내니  보기 좋다.

화덕의 황토갈라진 곳을 황토이겨서 메꿈을 했다.

 

집안 청소기 돌리고 서둘러  하루를 마감했다.

 

이 번 토요일  사촌형제들을  볼 생각 하니 은근히 기다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