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보산행기(15-22)
일요일에 어머니 기제가 있었다.
마누라에게 탕국과 밥을 준비할 것을 부탁했다.
뱜바우는 차례주사고 시골집에서 먹을 햇반과, 라면을 샀다.
토요일,
준비한 차례주와 라면등을 가지고 고향행을 이뤘다.
라면과 햇반, 차례주 두 병중 한 병을 시골집에 놓고 선영으로 향했다.
요즘 들어 제사는 산소에서 지내니 차례주 한 병을 기물창고에 내려놨다.
고향산을 올랐다.
요즘 산에만 오르면 느타리를 볼 수 있었으니 '물들어 올 때 노 저어라'는 성어처럼 움직였다.
전에 느타리 보러 가보지 않았던 곳으로 갔다.
오르자 마자 멧돼지가 고래고래 소리친다.
여그는 뱜바우 나와바리인 디 지가 텃세를 한다.
"야~~~~~쓰벌눔아, 여그가 내 나와바리여~~~~~~~~왜 지랄여~~~~~~~~~~~~"
저 앞 능선 쪽으로 멧돼지가 날보며서 실실 꽁지를 빼고 있다.
뱜바우는 연신 괭이자루로 돌을 탁탁!!! 치면서 멧돼지가 있는 쪽으로 산을 오른다.
돼지는 뱜바우를 비켜 칡덤불 속으로 사라졌다.
능선을 넘으니 여기도 멧돼지가 낙엽을 긁어모아 잠자리를 마련한 흔적이 곳곳에 보인다.
무리가 너댓 마리 되지 싶다. 잠자리가 너 댓 개 되는 걸 보면~~~~~~~~~
느타리 있음직한 골짜기를 훑으며 아래로 내려갔다.
여기는 식생이 밤나무, 낙엽송이 주종이다.
참나무는 많지 않다.
요상한 덩어리를 맹글어놓은 나무도 있다.
참나무가지에 농기계 벨트를 걸어놨다.
'인적 없는 곳에 누가 ????????
혹시 극단적 선택을 하려고~~~~~~~~'
이런 생각도 해본다.
벨트 풀어서 배낭에 넣었다.
하발치 쪽 묵밭에는 우슬이 쫘~~~ 악 깔렸다.
'우슬과 닭발을 끓여 먹으면 무릎 안 좋은 데 좋다' 들었다.
뱜바우도 무릎이 예전만 못하지만 선뜻 내키지 않는다.
한자리에서 한 푸대 하는 건 일도 아니지 싶다.
맑은 물이 바위사이를 타고 흐르는 곳도 있다.
이렇게 습이 있는 곳이 느타리 나는 곳인 데 아무런 기미가 없다.
뱜바우 선영 쪽에서 산을 넘어 크게 돌았지만 80리터 배낭에 넣은 것이라곤 벨트 하나뿐이다.
음료수 고전병이 흩어져 있다.
가져가려다 말았다.
내친김에 덤불 속에 있어서 가보지 않았던 설통을 찾아서 확인했다.
왕탱이 들었던 흔적만 있다.
이렇게 고향산을 크게 한 바퀴 돌구 내려오는 데 농막사장이 올라온다.
"개 고리가 풀렸어~~~~ 내가 임시로 묶어놨응께 올라가 봐~~~~~이 따 점심에 내려오구~~~~"
농막 사장과 시골집에서 점심을 했다.
"엔진톱 부품이 없어서 걱정여~~~~~0 사장이 한 번 봐봐?"
농막사장이 보더니 부품을 쉽게 주문한다.
"얼마여? 계좌 대봐, 입금할 팅께???"
"아뉴~ 몇 푼 안 하는 걸 가지구 입금은 유~~~~~~~"
"그러면 내가 겨우살이 주 담았응께 이 거 한 병 가져가~~~~~~"
'기부엔드 테이크, 공짜 점심은 없다, 가 뱜바우의 신조다.
뱜바우도 인터넷 하지만 젊은 사람들처럼 못하니 덕을 봤다.
일요일 진눈깨비가 내린다.
선영에서 지내려던 어머니 기제를 형네서 지냈다.
조카딸 식구들이 와서 분위기가 좋았다.
음복하고 탕국에 밥 말아 점심을 하고~~~~~~~~~
조카딸 식구들은 설거지하고 삼 형제가 형네 집에서 동쪽으로 난 농로길을 산책 겸 올랐다.
양지쪽에는 눈이 녹았는 데 응달에는 쌓였다.
형이 엉덩방아를 찧고~~~~~
"조심 혀유~~~~"
친구의 양봉장을 돌아 개사육농장까지 갔다가
다시 가파른 언덕을 올라 동래정 씨 가족묘원이 있는 능선으로 가서 수 백 년 자리를 지키고 있는 느티나무를 둘러보고 내려왔다.
"여기 이 느티나무 새끼를 캐다가 동네 앞에 심은 거시 울 동네 느티나무여~~~~~~"
형이 이야기해서 사연을 처음 알았다.
그때가 60 몇 년으로 내가 코흘래개였었으니 ~~~~~
조카딸 식구들 먼저 보내고 막내는 지가 세준 집에 데려다주고 다시 시골집으로 왔다.
선영 위에 베어 놓은 설통목을 굴려다 기물창고의 비가림 한 곳에 세워뒀다.
쌀쌀한 날씨에 등짝에 땀이 난다.
지게로 질 수 있으면 좋은 데 물이 먹어 무거우니 질 수가 없다.
'뱜바우가 십 년만 젊었어도 넉근히 지고 내려오는 건 디~~~~~~~'
이 거 마르거든 시골집에 가져다 놓고 속을 파내 벌통을 맹글어야 겠다.
이제 올 해도 보름 남짓 남았다.
이 글을 보는 모든 님들의 연말에 즐거움이 가득하고 새 해에도 건강과 행운을 빌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