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

바보산행기(16-2)우정더하기

뱜바우 2025. 1. 13. 08:26

지난 주말에는 초등학교 동창회가 있었다.

날씨도 춥고  입원한 친구 둘 , 입원예약된 친구 하나~~~~~~~~~~~

가장 단출한 모임이 되었지 싶지만  반가운 얼굴들 보니 흐뭇했다.

일찌감치 시골집에 도착해서 둘러봤다.

대문을 여니  꽃이 핀째로 얼어있는 장미가  마당가에서 뱜바우를 반기고 고양이 발자국만  하얀 눈 위에  찍혀있다.

마당을 쓸고 대문 앞을  치웠다.

눈삽을 이용해서  치워내니 말끔하다.

전 주에 캐다 창고에 널어놓은  둥굴레를 꺼내 헛간에  상을 펴고 널었다.

창고 속은 통풍이 안되니 밖으로 꺼내 널은 것이다.

헛간 처마에서 떨어진 눈 녹은  물이 그늘망에  고드름을 펼쳐 보인다.

이벤트 준비물에  술을 한 병 더해서 시간 전에  식당에 가져다 놓았다.

행사 추진을 위해 애를 쓴 회장 총무님의  인사에 이어 뱜바우표 이벤트를 했다.

대단한 것은 아니지만  이렇게  뱜바우의 마음을 전한다.

메뉴가 오리찰흙구이다.

안주가 맛나고  친구들 반가우니  술이 빠질 수 없다.

이 친구가 한 잔  저 친구가 한 잔~~~~~~~~

살아온 날이 많은 친구들이니 이야깃거리가 넘쳐난다.

초딩 때의 추억을  되돌리는  사연이 단연  우리들의 가슴에 작은 울림으로 다가온다.

지금이야 어림도 없지만 그 시절 선생님께  매 맞던 이야기, 거동이 불편한 어른을 들것에 태워  산을 넘어 모셔다 주고 혼났던 이야기 ~~~~~~

엊그제 일은 기억이 가물가물한 데  60년 가까이 된 추억은 왜 이리 생생한 지~~~~~~~~~~~

이제 인생 고래희를 넘기는 세월이니  엄동에 행사를 하는 것이 무리이지 싶어서 다음에는  꽃피는 봄에 날을 잡아하기로 했다.

열한 시 조금 넘어서 시작한  모임이 세 시가 넘어가고 있다.

주인이 빈 그릇을 치우면서 눈치를 준다.

일어나  아쉬운 작별을 했다.

모두 떠나고 난  다시 시골집으로 와서  술을 깨고 집으로 가기로 했다.

아무도 걷지 않은 산길을 지팡이 하나 가지고  올랐다.

볼을 스치는 바람이  시원하다.

절을 지나 양달 쪽을 보니  장비가 와서 한 참 작업에 열중하고 있다.

물이 흐르는 골을  중간중간  막고  맨홀설치하고 하면서 단을 만들고 있다.

"뭘 할라구 해유?????"

"~~~~~"

장비소리에 난청인 뱜바우의 귀에 뭔 소리인 지 모르것다.

뱜바우의 고향동네  등산코스는 뻔하다 마지막으로  선영을 둘러보는 것으로 마감이다.

돌탑에 눈이 쌓여 운치를 더한다.

일요일에도 고향을 찾았다.

날이 넘 추우니 딱히 할 일이 없다.

마당 구석에 있는  거름포대를 차에 싣고  선영쪽으로  가서 지개에 지고 올라가 감나무 밑에 부렸다.

작년에 보니 거름이 부족해서 감이  시원찮았었다.

두 포를 올리고  설통목 하나를 굴려 내려오다  비탈길 옆에 처박았다.

그 걸 굴려올리겠다고  영하 10도의 날씨에 등짝에 땀씩이나 빼며 버둥거렸지만  포기하고  시골집으로 향했다.

점심 먹고 나서 다시 동네 산을 올랐다.

저수지를 우로 돌고 절을 뒤로 돌아 농막 뒷 쪽으로 크게 돌았다.

산돼지가  성가신지 꽥꽥!  소리를 지른다.

두루봉을 넘어 깊은 잠에 빠져있는  친구의  유택을 찾았다.

가까이 있어도  뭐가 바쁜 지  처음 친구의  자리에 왔다.

술 한 잔도 부어놓지 못하고 절만 크게 두 번 했다.

 

살았을 때 여기서 만난 기억이 새롭다.

병에 걸려 말은 못 하고  날 끌어안고 놓아주지 못하던  그 친구가  이 자리에  누워있다니~~~~~~~~~~~~~~~~

 

'친구야! 어제 우리 친구들 만났어~~~~~~~'

안 보면 잊혀지는 게  인지상정이지 싶다.

그날도 친구 얘기하는 찬구 하나 없었으니~~~~~~~~~

 

뱜바우도 잊혀지지 않으려면 열씨미 친구들에게 얼굴 보여주고 건강 유지해야겠다.

 우정이여 영원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