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보산행기(16-2)우정더하기
지난 주말에는 초등학교 동창회가 있었다.
날씨도 춥고 입원한 친구 둘 , 입원예약된 친구 하나~~~~~~~~~~~
가장 단출한 모임이 되었지 싶지만 반가운 얼굴들 보니 흐뭇했다.
일찌감치 시골집에 도착해서 둘러봤다.
대문을 여니 꽃이 핀째로 얼어있는 장미가 마당가에서 뱜바우를 반기고 고양이 발자국만 하얀 눈 위에 찍혀있다.
마당을 쓸고 대문 앞을 치웠다.
눈삽을 이용해서 치워내니 말끔하다.
전 주에 캐다 창고에 널어놓은 둥굴레를 꺼내 헛간에 상을 펴고 널었다.
창고 속은 통풍이 안되니 밖으로 꺼내 널은 것이다.
헛간 처마에서 떨어진 눈 녹은 물이 그늘망에 고드름을 펼쳐 보인다.
이벤트 준비물에 술을 한 병 더해서 시간 전에 식당에 가져다 놓았다.
행사 추진을 위해 애를 쓴 회장 총무님의 인사에 이어 뱜바우표 이벤트를 했다.
대단한 것은 아니지만 이렇게 뱜바우의 마음을 전한다.
메뉴가 오리찰흙구이다.
안주가 맛나고 친구들 반가우니 술이 빠질 수 없다.
이 친구가 한 잔 저 친구가 한 잔~~~~~~~~
살아온 날이 많은 친구들이니 이야깃거리가 넘쳐난다.
초딩 때의 추억을 되돌리는 사연이 단연 우리들의 가슴에 작은 울림으로 다가온다.
지금이야 어림도 없지만 그 시절 선생님께 매 맞던 이야기, 거동이 불편한 어른을 들것에 태워 산을 넘어 모셔다 주고 혼났던 이야기 ~~~~~~
엊그제 일은 기억이 가물가물한 데 60년 가까이 된 추억은 왜 이리 생생한 지~~~~~~~~~~~
이제 인생 고래희를 넘기는 세월이니 엄동에 행사를 하는 것이 무리이지 싶어서 다음에는 꽃피는 봄에 날을 잡아하기로 했다.
열한 시 조금 넘어서 시작한 모임이 세 시가 넘어가고 있다.
주인이 빈 그릇을 치우면서 눈치를 준다.
일어나 아쉬운 작별을 했다.
모두 떠나고 난 다시 시골집으로 와서 술을 깨고 집으로 가기로 했다.
아무도 걷지 않은 산길을 지팡이 하나 가지고 올랐다.
볼을 스치는 바람이 시원하다.
절을 지나 양달 쪽을 보니 장비가 와서 한 참 작업에 열중하고 있다.
물이 흐르는 골을 중간중간 막고 맨홀설치하고 하면서 단을 만들고 있다.
"뭘 할라구 해유?????"
"~~~~~"
장비소리에 난청인 뱜바우의 귀에 뭔 소리인 지 모르것다.
뱜바우의 고향동네 등산코스는 뻔하다 마지막으로 선영을 둘러보는 것으로 마감이다.
돌탑에 눈이 쌓여 운치를 더한다.
일요일에도 고향을 찾았다.
날이 넘 추우니 딱히 할 일이 없다.
마당 구석에 있는 거름포대를 차에 싣고 선영쪽으로 가서 지개에 지고 올라가 감나무 밑에 부렸다.
작년에 보니 거름이 부족해서 감이 시원찮았었다.
두 포를 올리고 설통목 하나를 굴려 내려오다 비탈길 옆에 처박았다.
그 걸 굴려올리겠다고 영하 10도의 날씨에 등짝에 땀씩이나 빼며 버둥거렸지만 포기하고 시골집으로 향했다.
점심 먹고 나서 다시 동네 산을 올랐다.
저수지를 우로 돌고 절을 뒤로 돌아 농막 뒷 쪽으로 크게 돌았다.
산돼지가 성가신지 꽥꽥! 소리를 지른다.
두루봉을 넘어 깊은 잠에 빠져있는 친구의 유택을 찾았다.
가까이 있어도 뭐가 바쁜 지 처음 친구의 자리에 왔다.
술 한 잔도 부어놓지 못하고 절만 크게 두 번 했다.
살았을 때 여기서 만난 기억이 새롭다.
병에 걸려 말은 못 하고 날 끌어안고 놓아주지 못하던 그 친구가 이 자리에 누워있다니~~~~~~~~~~~~~~~~
'친구야! 어제 우리 친구들 만났어~~~~~~~'
안 보면 잊혀지는 게 인지상정이지 싶다.
그날도 친구 얘기하는 찬구 하나 없었으니~~~~~~~~~
뱜바우도 잊혀지지 않으려면 열씨미 친구들에게 얼굴 보여주고 건강 유지해야겠다.
우정이여 영원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