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별곡(14-4)
아카시아 필 무렵에 비가 잦더니 밤꽃이 피니 다시 비가 온다.
뱜바우도 토종벌 세 통이 있으니 양봉업자? 인 데 올해 꿀농사는 피농이지 싶다.
시골집 전동의자 시트가 낡아서 가죽이 벗겨진다.
아파트에서 쓰다 낡고 싫증 나면 시골집으로 가져오니 당연한 것이다.
이 거 인조가죽 테이프를 붙이면 수리가 가능하단다.
딸내미가 검색해 보더니 0M사의 제품을 추천해 준다.
비를 맞고 있는 연잎이 싱그러움을 더한다.
가만 보니 꽃대를 올렸다.
물속에는 금붕어가 노닐고 위에는 싱싱한 잎이 피어나더니 금상첨화, 꽃을 피우려 한다.
힌연은 자람이 더디다.
물속에 금붕어가 연옆에 붙은 이끼를 탐하는지 잎에 톡톡톡 진동이 온다.
제법 굵은 빗방울에 선영의 벌초를 망설이다가 ~~~~
'비가 오면 덥지 않아서 좋지 머~~~~~'
이러고 선영으로 향했다.
전 주에 제절 윗 쪽을 깎았으니 아래쪽 절반을 깎아나갔다.
부모님 산소부터 시작했다.
거지반 깎고 제수 산소가 남았는 데 예초기날이 춤을 춘다.
얼른 시동을 끄고 점검해 보니 날을 고정하는 볼트가 풀렸다.
동생이 있고 조카가 시퍼렇게 살아있으니 깎아야 되나 말아야 되나 망설였는 데 이렇게 되니 여기서 접었다.
뱜바우의 공이 고스란히 들어간 아래쪽 돌탑군은 언제 보아도 정이 간다.
탑 위에 조성한 미니공원, 뱜바우는 이를 하늘공원이라 칭한다.
가운데 주목이 서있고 주위에는 와송과 부처손이 자리했다.
비를 맞고 있는 모습이 싱그럽다.
세 시간 넘게 예초기를 돌렸더니 피곤하다.
시골집으로 와서 창고를 뒤져보니 하수오 씨방이 그대로다.
철 늦은 씨방을 하나하나 까서 골을 타고심었다.
제대로 발아하려는 지????
마누라가 상추가 다돼간다고 상추씨를 심으랬다.
그늘막 올린 앞에 심었다.
일요일, 하늘이 빤한 틈을 타서 매실과 양파를 거두기로 하고 뱜바우부터 출발했다.
선영에 있는 머윗대를 동료들에게 나눔 한다고 잘라놓으란다.
쪽가위로 밑동을 잘라 모았다.
그늘 속에서 자란 것이라 연하니 상태가 좋다.
쪽가위를 아래로 슥~ 들이미니 살모사새끼가 똬리를 틀고 있다가 뱜바우 위세에 놀라 도망간다.
잘못했으면 손가락에 두 번째 물림을 할 뻔했다.
한아름 베어다 석탁에 올려놓고 잎을 잘라냈다.
양이 꽤 된다.
서둘러 시골집에 도착하니 두 여자가 와있다.
셋이서 공장으로 갔다.
매실을 먼저 거뒀다.
손 닿는 곳은 손으로 따고 높은 곳은 작대기로 털어냈다.
탱탱한 매실을 보고 딸내미가 좋아라 한다.
"여기는 내 구역이여~~~~ 건들지 마~~~~~~"
양파농사 삼 년째 인 데 올해가 제일 잘 됐다.
하나같이 주먹보다 크다.
"이 동네에서 뱜바우가 양파농사 젤루 잘했어~~~~"
뱜바우가 허풍을 떤다.
치에 싣고 시골집으로 와서 헛간에 간이 선반을 만들고 널었다.
"썪히지 말고 잘 말려야 뎌~~~~~~~~~"
갱년기 지난 마누라 배가 더 두둑해지는 느낌이다.
일 년 양파 걱정은 안 해도 되지 싶다.
마당에서 뜯은 상추와 풋고추를 곁들인 삼겹살 파티가 이어지고~~~~~~
두 여자는 바리바리 챙겨서 집으로 갔다.
마당에 수조를 만들고 심은 부들이 핫도그를 맹글고 있다.
'핫도그 먹고 싶은 분~~~~~~~~~'
마누라가 식탁 밑을 보더니 대나무 돗자리로 바꾸랬다.
"예~예~~~~"
카펫은 밖으로 내다 널어 일광소독을 하고~~~~~
내친김에 침대의 시트와 이불도 여름용으로 바꿨다.
작업복과 침대시트를 세탁하고 말려서 정리했다.
집에 오니 매실이 딱 십 킬로란다.
우리 셋이 먹기는 족하다니 다행이다.
종아리를 보니 벌초할 때 돌이 튀어서 시퍼렇게 멍이 들었다.
큰 상처가 아니니 다행이다.
장마로 접어든 날씨에도 시골만 오면 이런저런 일이 기다리고 있다.
그래도 주말에 의지하고 맘 편하게 머물 수 있으니 행복이다.
우리 집 두 여자들도 같이 하는 시간이니 ~~~~~~~~
주말이 기다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