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별곡(14-6)
지난 주말도 열심히 살았다.
토요일,
일찌감치 산으로 향했다.
딱 한 포인트 꽃송이 버섯 나는 곳으로 갔다.
이 산에 한그루 꽃송이를 해마다 보여주는 곳이 있어서 간 것이다.
살펴봤지만 없다.
올해 안 난 것인 지 늦는 것인 지 알 수 없다.
고향으로 달려갔다.
전 주에 심은 서리태가 나왔다.
두 개씩 심었는 데 대부분 하나씩만 나왔다.
하천 개수공사는 많이 진척이 돼서 윤곽을 드러낸다.
경사면에 부직포를 깔고 철망을 설치해서 그 안에 돌을 넣어 쌓는 형식이다.
하천이 커브진 곳에는 상부도 철망으로 마무리하고 직선구간에는 돌만 쌓아서 마무리했다.
하천 바닥까지 돌을 깔아 쇄굴이 되는 것을 방지한다.
전주에 잎을 갉아먹는 벌레가 감나무에 생겨 살충제를 쳤는 데도 더 많이 갉아먹었다.
딱 한 주 남은 것이 이러니 올해 제대로 감 따먹기는 어렵지 싶다
뚝에는 도라지 꽃이 피어나기 시작했다.
전 주에 몽우리졌던 연꽃은 활짝 피어 뱜바우를 맞는다.
시골집에 인터넷tv겸 pc를 설치하려고 모니터를 주문했었다.
포장을 뜯어 화장대의 거울을 제거하고 설치했더니 화면이 32"로 크니 거리가 안 맞다.
벽에 모니터 걸이를 설치해서 걸고 화장대를 뒤로 물리고 나니 거리가 맞는다.
집에서 가져온 컴푸터에 선을 연결하고 전원을 켜보니 제대로 작동이 안 된다.
한참 동안 씨름하다가 일요일 딸내미에게 맞기기로 했다.
부들에는 핫도그 두 개가 맺혀서 포인트를 준다.
벌도 살필 겸 선영으로 가서 둘러봤다.
누루오줌 개량종 삼 종이 모두 피어서 잘 어우러진다.
일요일, 농약통을 싣고 공장으로 갔다.
먼저 콩밭에 김을 맺다.
"콩밭 매는 뱜바우야, 등때기가 흠뻑 젖는~ 다~~~~~~"
콩부터 약을 치고 감나무와 대추나무에 약을 쳤다.
가만 보니 뱜바우가 없는 주중에 연꽃 두 송이가 피었다 지고 꼬투리만 남았다.
마당가에 풀을 뽑았다.
두 여자가 도착했다.
마누라는 푸성귀 거두느라 바쁘고 딸래미는 pc점검에 나섰다.
한 참을 보더니 원인을 찾았다.
모니터에서 pc로 연결하는 케이블을 잘못 연결한 것이다.
역시 젊은 피가 낫다.
좌측 윗 쪽 터미널에 연결했던 케이블을 아래로 옮기니 정상 작동된다.
인터넷 선만 가설하면 제대로 작동하지 싶다.
늘 그랬듯이 삼겹살을 겸한 점심이 이어지고 무알콜맥주로 기분전환했다.
헛간에 널어놓은 양파를 건사한다고 난리다.
줄기 자르고 집에 가져갈 거 챙기고~~~~~~~
두 여자를 보냈다.
혼자 남아서 마당을 기웃거려 본다.
다육이 화분에 채송화와 빨간 꽃이 포인트를 준다.
할미꽃 사이에 핀 백일홍도 붉게 타오르고~~~
사무실에서 가져온 벤자민은 대문 앞에 세팅했다.
전 주에 전동의자 리폼을 했는 데 맘에 안 든다.
웃통을 벗고 등을 기대니 끈적끈적 감촉이 영 안 좋다.
머리받침을 빼서 받침꽃이 에 수건을 두 장 구멍을 내서 꿰었다.
그러곤 한 장은 마리받침을 감싸 뒤로 넘기고 한 장은 아래로 내려서 밑으로 밀어 넣었다.
보기도 그럴듯하고 감촉도 까슬까슬하니 좋다.
옥상으로 오르는 계단의 작은 바구니에 작년에 딴 잔챙이 하늘마 열매가 제 영양으로 줄기를 올렸다.
생명력에 대한 보답으로 가져다 울타리 언저리에 심었다.
오늘을 마지막으로 사십 여 년간의 직장생활을 마감한다.
다른 친구들보다 십 수년을 더한 직장생활이었던 거 같다.
미래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도 있지만 언젠가는 겪어야 할 일이니 받아들여야겠다.
치근 차근 준비해서 측백(측은한 백수)가 되지 말고 화백(화려한 백수)으로 나가야겠다.
누가 내일을 살아본 사람이 있는가, 새로운 길에 행운이 같이 하기를 빌어본다.
뱜바우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