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이야기

고향별곡(14-6)

뱜바우 2025. 6. 30. 07:24

지난 주말도 열심히 살았다.

토요일,

일찌감치 산으로 향했다.

딱 한 포인트 꽃송이 버섯 나는 곳으로 갔다.

이 산에 한그루  꽃송이를 해마다 보여주는 곳이 있어서  간 것이다.

살펴봤지만 없다.

올해 안 난 것인 지  늦는 것인 지 알 수 없다.

고향으로 달려갔다.

 

전 주에 심은 서리태가 나왔다.

두 개씩 심었는 데  대부분 하나씩만 나왔다.

하천 개수공사는  많이 진척이 돼서 윤곽을 드러낸다.

경사면에 부직포를 깔고 철망을 설치해서 그 안에 돌을 넣어 쌓는 형식이다.

하천이 커브진 곳에는 상부도  철망으로 마무리하고  직선구간에는  돌만 쌓아서 마무리했다.

하천 바닥까지 돌을 깔아 쇄굴이 되는 것을 방지한다.

전주에  잎을 갉아먹는 벌레가 감나무에 생겨  살충제를 쳤는 데도   더 많이  갉아먹었다.

딱 한 주 남은 것이  이러니  올해 제대로 감 따먹기는  어렵지 싶다

뚝에는  도라지 꽃이 피어나기 시작했다.

전 주에  몽우리졌던  연꽃은  활짝 피어 뱜바우를 맞는다.

시골집에 인터넷tv겸 pc를 설치하려고 모니터를 주문했었다.

포장을 뜯어  화장대의 거울을 제거하고  설치했더니  화면이 32"로 크니  거리가 안 맞다.

벽에 모니터 걸이를 설치해서  걸고  화장대를 뒤로 물리고 나니  거리가 맞는다.

집에서 가져온 컴푸터에 선을 연결하고  전원을 켜보니  제대로 작동이 안 된다.

한참 동안 씨름하다가  일요일  딸내미에게  맞기기로 했다.

부들에는  핫도그 두 개가 맺혀서 포인트를 준다.

벌도 살필 겸 선영으로  가서 둘러봤다.

누루오줌 개량종 삼 종이 모두 피어서  잘 어우러진다.

일요일,  농약통을 싣고 공장으로 갔다.

먼저  콩밭에 김을 맺다.

"콩밭 매는  뱜바우야,  등때기가 흠뻑 젖는~ 다~~~~~~"

콩부터  약을 치고  감나무와  대추나무에 약을 쳤다.

가만 보니 뱜바우가 없는 주중에  연꽃 두 송이가 피었다 지고 꼬투리만 남았다.

마당가에 풀을 뽑았다.

두 여자가 도착했다.

마누라는 푸성귀 거두느라 바쁘고  딸래미는  pc점검에 나섰다.

한 참을  보더니 원인을 찾았다.

모니터에서 pc로 연결하는  케이블을 잘못 연결한 것이다.

역시 젊은 피가 낫다.

좌측 윗 쪽 터미널에 연결했던 케이블을  아래로 옮기니  정상 작동된다.

인터넷 선만 가설하면 제대로  작동하지 싶다.

늘 그랬듯이 삼겹살을 겸한  점심이  이어지고  무알콜맥주로  기분전환했다.

헛간에 널어놓은  양파를  건사한다고 난리다.

줄기 자르고  집에 가져갈 거 챙기고~~~~~~~

두 여자를 보냈다.

혼자 남아서 마당을 기웃거려 본다.

다육이 화분에 채송화와 빨간 꽃이 포인트를 준다.

할미꽃 사이에 핀  백일홍도  붉게 타오르고~~~

사무실에서 가져온  벤자민은  대문 앞에 세팅했다.

전 주에  전동의자 리폼을 했는 데 맘에 안 든다.

웃통을 벗고 등을 기대니 끈적끈적  감촉이 영 안 좋다.

머리받침을  빼서  받침꽃이 에  수건을 두 장  구멍을 내서 꿰었다.

그러곤 한 장은 마리받침을 감싸 뒤로 넘기고  한 장은 아래로 내려서  밑으로  밀어 넣었다.

보기도 그럴듯하고 감촉도 까슬까슬하니 좋다.

옥상으로 오르는 계단의 작은 바구니에 작년에  딴 잔챙이 하늘마 열매가  제 영양으로 줄기를 올렸다.

생명력에  대한 보답으로   가져다  울타리 언저리에 심었다.

 

오늘을 마지막으로 사십 여 년간의 직장생활을 마감한다.

다른 친구들보다 십 수년을  더한 직장생활이었던 거 같다.

미래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도 있지만 언젠가는 겪어야 할  일이니  받아들여야겠다.

치근 차근 준비해서  측백(측은한 백수)가 되지 말고 화백(화려한 백수)으로  나가야겠다.

누가 내일을 살아본 사람이 있는가, 새로운 길에  행운이 같이 하기를 빌어본다.

뱜바우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