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

바보산행기(14-22)

뱜바우 2023. 10. 9. 08:28

깊어가는 가을에 뱜바우도 계절을 만끽하기 위해 산으로 나섰다.

별반 다른 취미가 없는 뱜바우, 산에 가려면 설렌다.

새벽 네 시가 넘으니 잠이 깬다.

산 초입에  도착할 때  쯤 날이 새는 걸 가늠해서 움직였다.

산림도로 가에  쑥부쟁이꽃과 구절초가 매치돼서 보기 좋다.

산 정상에 오르느라 움직였더니  몸에 한기가 걷히고  열이 난다.

 

 

전 주에 송이 봤던 곳부터  보려고 반대편 바위능선을 따라 4부 능선까지 내려섰다.

'아무런 낌새가 없는 데?????'

실망하며 작년에 났던 곳에  배낭을 내려 나뭇가지에 걸었다.

얼러려 , 이제 막 밖으로 비죽이 머리를 쳐들고 있는 것이 보인다.

바로 옆에 또 있다.

바위틈에서 얼굴을 내밀고 있는 것도 보인다.

옆 바위 옆에 또 있고~~~~~`

쌀쌀하니 차가운  기온에  별반 크지 못한 것들이 대다수다.

예년 같으면  활짝 핀 피대기가 종종 보일 때인 데  그런 거 전혀 없다.

반경 4~5미터 내에서  이렇게  모여있다.

오랜만에 여러 수 본다.

또 한 포인트 탐색을 했다

벌써 선객이 샅샅이 훑고 지나간 후였다.

낙엽 들춘 흔적만 어지럽다.

배낭에는 전 주에 봤던 능이를 보려고  쌀포대씩이나 가져갔지만 능이는 간데없고 전에 유생 숨겨놓은 것도 어느 님이 가져갔다.

8부 능선쯤 탐색을 하며 오르니 개를 동반한 산객이  열씨미  탐색을 한다.

''뭣 좀 보셨어유????''

''아무것도 없네유~~~~~`'

물어보나 마나다.

으례 하는 인사가 없다는 것이다.

금방 지레질해서 송이를 캐면서도 없단다.

미련한 뱜바우, 송이 웬만큼 했다고 가파른 골짜기로 내려서 탐색했지만 능이는 아무런 기척이 없다.

한 시를 넘어가고 있다.

슬슬 피로가 몰려온다.

서둘러  산행을 마감하고 고향으로 향했다.

간만에 송이봉다리로 무게감을 느꼈던 산행이다.

 

형네 들러서 송이 잘생긴 거 하나 건네고  배박스를 받아 트렁크에 실었다.

이 건 대고모님 딸에게 전달하라는 명을 받은 참이다.

오촌 숙모인 대고모님 딸에게 전화를 해도 받지 않는다.

내가 사는 옆에 숙모의 딸이 커피샾을 한다.

거기로 가져다줬다.

송이 한 개 덤으로  더해서  건네니  고맙다고 어쩔줄 모른다.

집에 와  솔가지를 깔고 셑팅을 해봤다.

그럴듯하다.

일요일엔 마누라 명을 받자와  무 속으러 고향으로 갔다.

올해 김장농사가 엉망이다.

누렇게 떡잎이 지고 달팽이, 노린재, 황충이  등등 벌레도 많고 ~~``

잎줄기가 거뭇거뭍 탄저병이 생기고~~~~```

매주 와서 약치고 하는 데도  시원찮다.

배추는 더 가관이다.

김장묘값에 약값 등등을 더하면 차라리 사 먹는 게  백 번 이득이다.

무우 솎아서 담고  애호박, 근대 자르고, 쪽파, 대파 뽑아서 시골집으로 왔다.

선영의 설통 둘러보고 말벌유인액 보충하고~~~````

청소기 돌리고 있는 데 친구가 전화를 한다.

산에 갔다 온 듯하니 궁금한 모양이다.

친구 불러서 송이 두 개, 애호박도 두 개, 기린목각은 햇볕에 칠이 퇴색했으니 

다시 칠하라 들려 보냈다.

 

이렇게 올 가을도 가고 있다.

송이는  나오는 듯하다가 말 거 같다.

전 주에는 과습 한 듯했는 데  일주일 넘게 비가 안 오니  다시 바싹 말랐다.

그 보다  너무 차가운 날씨가 문제 있은듯하다.

기온이  25도 정도  받쳐줘야 송이가 크는 데  바람이 불면 추울 정도니  말이다.

 

아무려면 어쩐가, 취미로 하는 산행이고  송이, 능이 다 본 것만으로도 족하다.

사람의 힘이란 하잘 것 없으니  날씨가 하는 대로  바람이 부는 대로 따르면 

족한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