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이야기

고향별곡(12-21)(머피의 법칙3)

뱜바우 2023. 10. 30. 08:18

2023년 시월은 단풍나무잎처럼 붉게 물드는 나날이었다.

14일 교통사고 후 열흘간의 입원, 퇴원 후 통원치료~~~~~~`

온몸은 타박의 멍으로 검붉게 물들고, 발목이 시큰거리고 종아리에 동통이 온다.

갈비가 나갔으니 가슴도 뜨끔뜨끔,견갑골도 아프다.

그것뿐인가,  입원할 때 코로나 환자가 다녀갔다더니 목요일부터 오한이 온다.

병원에 갔더니 딱걸렸다.

땀은 엄청나는 데  춥기는 왜 이리 추운가?

딸내미에게 얘기했더니  핀잔일색이다.

너무 일찍 퇴원을 했다는 것이다.

딸래미가 전기담요를 침대에 깔아준다.

밤새 엄청나게 땀을 흘렸다.

 

그렇게 또 한 주가 지나고  주말을 맞이했다.

집에 있는 걸  못 견디는 뱜바우 고향이 궁금해 죽껐다.

20일 가까이 고향에 못 갔더니 완전 풍경이 바뀌었다.

산도  물들고 논에 벼들도 모두 베어져 덩그렇다.

집안 둘러보고  옥상으로 올라갔다.  

홍시가 많이 달렸다. 

불편해서 뒤뚱거리는 몸으로  계단을 올라가 홍시맛을 봤다.

꿀보다     달다.

흉년인 감 중에 유일하게 시골집 뒤안의 감나무만 감이 달렸다.

역시 토종이 강하다.

대봉이 풍년일 때는 간섭도 안하던 것이 효자노릇을 한다.

A4용지박스에 한 박스 감을 땄다.

 

에어컴프레셔 고장 난 것을 수리를 했다.

가만 보니  1마력짜리인 데  체크밸브가 없다.

준비한 체크밸브가 구경이 안 맞아 붓싱이라는  부품을 써서  맞췄다.

가동을 해보니 시원찮기는 해도  그런대로 압축이 돼 압력계가 올라간다.

아쉬운 대로 쓸 수 있겠다.

 

선영으로 갔다.

조상님이 그리워 간 거보다  하나 남은 토종벌이 궁금하다.

벌들이 드나드는 것을 보니  안심이다.

왕탱이도 한 풀 꺾였는지  보이지 않는다.

공장으로 가서 알타리 한 박스 뽑아서 일찌감치 집으로 갔다.

일요일에는  공장뚝에  양파를 심었다.

준비가 안되어 있는 것을 준비부터 했다.

여름에 양파 뽑고 풀이 무서워 헌 담요를 덥어논 것을 걷어내고 비닐 걷어냈다.

포대에 담긴 거름 뿌리고, 비료, 토양살충제, 토양개량제(붕사)를 뿌렸다.

담요 덮지 않은 곳의 풀을 낫으로 베어내고 삽으로 흙을 뒤 업었다.

양파용 멀칭비닐을 가늠해서 둑을 짓고 농자재마트로 갔다.

양파묘 다 나가고  폐기처분 전의 것만 두 판이 있다.

시간은  없고 그 걸 가져다 심었다.

심다 보니 모자란다.

다시 농자재마트로 갔더니 양파묘가 다시 왔다.

300 묘짜리 절반을 사서 심었다.

도합 390 묘 심었다.

올해 농사는 잘됐는 데  저장에 문제가 있는지  양파가 많이 썩었었다.

내가 일하는 걸 보신 집안  대부님이  오신다.

양파 수확해서 마늘처럼 대 째 묶어서 그늘에서 말리란다.

망에 넣어 매달면 썩는단다.

 

이제 시월도 이틀 남았다.

몸도 조금씩 나아지는 느낌이다.

머피의 법칙처럼 잔인한 시월이 가면 뱜바우의 가을도  남들의 눈에처럼 찬란할 수 있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