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픈 이야기
전 글에 소개했듯이 주유소사장과 통성명을 하고 간단하게 관심사를 주고받았다.
그중에 목포에 아는 동생이 어선을 가지고 조업을 하는 데~~~`
"형님 요즘 농어가 나온다는 데 연락 오면 갖다 줘야 것네유~~~'
이런다.
그냥 하는 말인 줄 알았는 데 엊그제 전화가 왔다.
주소 알려달란다.
두 번 만난 사이인 데 너무 서두르는 거 같지만
"그냥 받을 수는 없고 금액과 계좌 알려줘~~~~~~~"
"아니 그냥 드리고 담금주 받으면 그게 훨 비쌀 건디유~~~~~~`"
"아녀~~~~`계좌 알려줘~~~~`"
어제 그 물건이 왔다.
스티로폼박스에 왔는 데 묵직하다.
딸래미에게 카톡을 했다.
"농어회 가져갈 거야 야채하고 매운탕 거리 준비하라고 그랴~~`"
답장이 왔다.
근무 중인 마누라에게 연락을 했나보다.
"가지고 오지 말라구햐!"
"뜨아!!!!"
온 걸 어쩌라는 거여~~~~~~~~`
마누라 청주 토배기니 , 회는 일절 안먹고 관심도 없으니 어떻게 준비해야할 지 모른다.
오후 내내 정신사납다.
이 걸 어찌해야할 지??????
'가져가야되나 말아야되나????
친구 오래서 가져가라구 할까?'
퇴근하면서 집으로 가져갔다.
마누라와 딸이 퇴근해서 물끄러미 처다본다.
마지못해 받는다.
회가 뼈만 발라내고 뭉텅이로 왔다.
부엌칼로 자르면서 잔소리를 늘어놓는다.
"이런 걸 어떻게 하라구 가져와~~~~~~할 줄도 모르고 뭘 준비해야 하는지 모르는 디~~~~~~"
밥을 차리는 중에 가져와서 접시에 회를 잘라 내놓는다.
"딸래미도 먹어~~~"
"밥 먹었어~배불러~~~~~~"
젠장!!
처음 먹어보는 농어회가 찰지고 맛있는 데 혼자 먹으려니 기분 좋게 먹을 수가 없다.
마누라는 나중에 매운탕으로 쓰려는 지 남은 회를 봉다리에 담아 냉동실에 넣는다.
회의 양이 언듯 보기에도 많아 보인다.
대여섯 명은 먹으며 기분낼 수 있겠다.
대충 한 접시를 맥주 한 캔을 마시며 저녁을 마쳤다.
회먹으며 기분 좀 내려던 것이 틀렸다.
내의 벗어다 세탁실에 놓은 걸 다시 가져와 입고 늘 하던 대로 산책을 했다.
회를 먹고 기분이 이러기는 첨인 듯하다.
다음에 준다고 하면 받지 말아야겠다.
한마디로 웃픈 하루가 아닐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