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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산행기 '물의 신들이 간 밤에 무엇으로 열을 올렸을까, 밤에야 뭐~ 얼크러설크러 졌것지~'새벽의 호수는 수면 위로 열을 식히느라 김이 모락거린다. .산은 첩첩하고 물은 겹겹이 포개져 강산이다.가을은 뱜바우가 산으로 가고자 하는 욕망으로 타오르고, 아무것도 없는 산으로 새벽어스름을 헤치며 산을 오른다.다른 해 같으면 좋은 버섯 따느라 나보다 일찍 온 산객들의 차가 길가에 늘어서 있을 것이지만 임도로는 차 앞을 달려나가는 고라니만 갈지(之) 자 행보를 이룬다.능선을 타고 다시 능선을 넘어갔다. 이른 새벽에 산에 들면 들리는 것이 멧돼지의 영역침범에 대한 항의성 괴성이 들리는데, 워낙 가뭄이 심하니 산 중에는 돼지가 없다. 아마도 물가 가까이 자리를 잡고 한낮의 오수를 즐기지 싶다. 가을여인인 단풍나무가 고운 자태로.. 2026. 10. 10.
바보산행기 머리가 엉덩이에게 물었다. '산에 아무것도 없는디 오늘 산에 갈 거니?''그럼 가야주 뭘 봐야 되나유 그냥 가는 거쥬' '머리는 가기 싫은 데... 그래도 뭘 봐야 재미지, 뭔 재미?' ' 뭘 봐야 하나유, 빈 배낭이 다리도 안 아프고 좋턴디유'뱜바우가 전세를 보니 머리가 엉덩이에 밀린다. '그럼 가야지 어쩔거여~~~' 점심 일찍 먹고 고향산에 들었다. 조금 오르니 밤송이가 널브러졌다. 가을 우리 고향에 흔한 게 밤이고 도토리다. 예로부터 농사가 풍년이면 산 열매가 흉년이고 곡식이 시원찮으면 산열매가 풍년이란다. 그러고 보니 올해 너무 가물어 제대로 되는 것이 없지 싶다. 굵직한 알밤이 눈에 들어온다. 저 번에 주울만큼 주웠는데 견물생심, 손이 간다. 유년의 고향산이 아니다. 나무가 드문드문하고 바닥은.. 2026. 10. 8.
바보산행기 비다운 비도 없고 버섯이 날 거 같지 않다. 하지만 동해안 쪽을 비롯해서 고산 쪽에는 버섯이 나오는 가 보다. 뱜바우가 가는 곳은 기껏해야 400 고지 정도니 뻔하다. 안 나올 건 불 보듯 하지만 엉덩이는 내 몸이 아닌 듯 들썩거린다.없어도 몸은 놀려야 만수무강에 흠결이 없는 법, 날 새기 전에 차를 몰아 고속국도를 타고 움직였다.산행지 초입에 차를 대니 날이 밝아온다.벌목한 산에 백합나무가 도열한 모습이 보기 좋다. 간벌을 해서 솎아줘야 될 듯 , 너무 조밀하다. 하늘에는 구름이 옅게 드리웠다. 참나무부터 가을빛을 입기 시작했다. 정상에 올라 산신령님께 고유제를 올렸다.큰 절 세 번하고~"신령님, 올라오며 보니 뭘 주실 거 같지 않은디 전에 맡겨논 구슬이나 줘 봐유, ""뱜바우야, 저기 구름 좀 .. 2026. 9. 28.
봄 봄윤오영 창가에 드는 볕이 어느덧 봄이다. 봄은 맑고 고요한 것. 비원의 가을을 걸으며 낙엽을 쥐어본 것이 작년 가을이란 말인가. 나는 툇마루에서 봄빛을 쪼이며 비원의 가을을 연상한다. 가을이 가고 봄이 온 것은 아니다. 가을 위에 겨울이 오고 또 봄이 온 것이다. 그러기에 지나간 가을은 해가 멀어갈수록 아득하게 호수처럼 깊어 있고, 오는 봄은 해가 거듭될수록 쌓이고 쌓여 더욱 부풀어 가지 않던가.나무는 해를 거듭하면 연륜이 하나씩 늘어간다. 그 연륜을 보면 지나간 봄과 가을이 하나도 빠지지 않고 둘레에 남아 금을 긋고 있다. 가을과 봄은 가도 그들이 찍어 놓고 간 자취는 가시지 않고 기록되어 있다. 사람도 흰 터럭이 하나하나 늘어감에 따라 지나간 봄과 가을이 터럭에 쌓이고 쌓여 느낌이 커 간다.꽃을 보.. 2026. 9.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