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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기

바보산행기(15-15)

by 뱜바우 2024. 10. 7.

봄에 나물산행, 심산행 후 실로 오랜만에 산에 오른다. 

다들 버섯 가망없다고 하지만  산이 궁금해 안 갈 수가 없다.

날씨는  시원하다 못 해  썰렁썰렁 옷깃을 여미게 한다.

산행하기는 좋지만  버섯이 생장하기는 좋은 날씨가 아닌 듯하다.

'산신령님! 오랜만이 지유~~~

뱜바우가 왔어유~~~ 견과 좀 드시구 오래도록  이 산을 지켜주세유~~~~'

정상에서  바라본 산하는 가경이다.

아래쪽을     안개로 뒤덮어 인간의  온갖 지저분한 것들을  가려  더욱 멋지다.

 

햇살은 눈부시고  나뭇잎에 부서져   쏟아지는 빛이 청량감을 더한다.

산사면은  한 마디로 깨끗하다.

버섯이라고 생긴 건 볼 수가 없다.

작년에 능이 봤던 곳을 찾아 나섰다.

포인트에  다 와 갈 무렵 산이  약간 움푹하여 습이 머물만한 곳에  버섯의 노균이 보인다.

가운데가 움푹하고  질긴 것이  땅에서 잘 떼어지지 않는다.

이 거  능이노균이 아녀????

촛짜인 뱜바우  변별력이 모자라지만  아마도  맞지 싶다.

'그려 ~   포인트 하나   추가~~~~~~~~~'

다시 작년에 송이 1킬로 실하게 땄던 곳으로 가서 확인했지만  감감하다.

솔잎에 허연 균사가 퍼져야 하는 데  그런 기미 전혀 없다.

철 지난  영지  세 꼬투리가 산행물의 전부다.

어디는 표고가 많이 난다드만  전에 표고  봤던 곳도 감감하다.

응달 개바닥으로 내려오니 이름 모를 잡버섯이  한 군데 보인다.

등산로 전망대에 올랐다.

산은 첩첩하고  물은 골골~~~~~~

가슴을 뻥 뚫리게 한다.

저기 저 골에 어떤 이들이 모여서 어떤 이야기를  엮어가고 있는지??????????

고속도로를 이용해서  남청주 ic에서 내려섰다.

공장에 들러  무우를 확인했다.

심은 대로이니  솎음을 하고  떡잎을 떼어냈다.

배추는  다 죽고 삼십 포기 중  10여 포기만 연명하고 있다.

시골집에서  농약 가져다 치고~~~~~배추 고갱이에  토양살충제를 뿌렸다.

산행 후의 움직임이 피로를 몰고 온다.

매일 아침에 마시는 커피를 빼먹었더니 더 그러하다.

설통을 확인하고~~~~~~

옥상으로 오르는 계단의 커튼을 떼어 세탁기에 넣어 돌려놓고  집으로 향했다.

간만의 산행으로  근육도 뻐근하고  피곤했지만  궁금증을  풀었으니  만족한 산행이었다.

일요일에는  공장 자투리땅에  양파심을 준비를 했다.

잡초를  뽑았다.

양파 캐고  후작을 안 하니  풀들이 주인행세를 한다.

덤불 속에서 여름에 캐다  작아서 빠뜨린 양파가 하나 자라고 있다.

풀 뽑은 거  호박덩굴 위에 올려쌓고~~~~~~~~~~~~

웨곤에  고무통을 올려서  공장마당 한편에 쌓아둔 쇠똥거름을  실어다 폈다.

토양살충제, 이 거  사십여 년 전 아버지꺼세 쓰시던 것을   뿌리고,  비료도 뿌렸다.

삽으로  뒤집었다.

여기 농사 지르려  조성한 땅이 아니니 돌 천지다.

삽날에 걸리는 거  빼내면서  작업을 했다.

선호미로 다듬고 다시 갈퀴로  다듬었다.

아침부터 시작한 것이  열두 시가 넘어서야 끝났다.

시골집에 와   창고 문 옆에 걸려있는  우의가 눈에 들어온다.

만져 봤다.

얼러려!  무엇이 손에 잡힌다. 혹시~~~~

맞다!  그렇게 애를 태우던 차키가 나왔다.

엊그제  서비스센터에서  새것을 장만하고 서야 나타나  헛웃음만 나온다.

 

'그날 비가 왔었다.

선영에 우의를 입고  갔던 기억이 난다.

'왜, 이제야 생각이 나는지????????????'

쓰레기장에 팻트병 모아놓은 거  버리고 누가 멀쩡한 유리병을 버렸다.

뱜바우  멀쩡한 거 보면  그냥 못 지나친다.

가져다  씻으니 멀쩡하다.

 

점심을 두 시가 다 돼서야 먹고  ~~~~~~

빨아놓은 커튼을  달았다.

화단에 키 큰 맨드라미가 이리저리 누워있다.

고추지주대를  박아  일으켜 세웠다.

지저분한 것은 솎아내고~~~~~~~

구절초가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지하실에 효소통  닦으러 가보니  선반의  합판이 삭아서  일부가 무너져 내렸다.

시원찮은 거 보면 못 참는 뱜바우,  작업에 들어갔다.

헛간에 철판  두 개를 가져다 합판 들어내고  설치를 했다.

철판피스가 잘  안 들어가  드릴을 세 개를 동원하고 서야 겨우 마칠 수 있었다.

다섯 시가 넘었다.

서둘러 정리하고  집으로 향했다.

 

다음 주 토요일에  사촌들을 초대를 해놨다.

유년의 추억이 서려있는  시골집에서  옛 이야기 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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