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파리1 무장공비와 목동 유월의 태양이 뜨겁게 내리쬐는 한나절이 기울고 잠깐 땡볕을 피해 툇마루에 누워계시던 엄니가 “얘~ 소 뜯기러 안 가냐? 발새 세 시여........ “ 얼굴과 팔다리가 금방 아프리카에서 돌아온 애처럼 새까맣고 빡빡머리에 반바지, 민소매 러닝셔츠를 걸치고 하릴없이 마루 끝에 앉아 꺼먹고무신을 발끝에 걸치고 달랑달랑 흔들고 있던 소년은 “야! “ 대답하고는 외양간으로 쇠고삐를 풀러 간다. 시골의 재산목록 1호가 소가 아닌가? 부모님은 누렁이 암소가 해마다 새끼를 낳아 식구를 늘려 가는 재미에 푹 빠지셔서 그럭저럭 네 마리로 늘려 놓으신 거다. 이 소로 자식들 등록금을 대고논밭도 갈고, 외양간에서 나오는 쇠똥으로 쌀농사, 보리농사, 콩농사를 야무지게 지어 오시는 거다. 소년은 네 마리의 쇠고삐를 풀어서 마당으.. 2023. 4. 18.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