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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로그북

바보산행기(6-22)

by 뱜바우 2023. 12. 27.

지난 13, 산행을 위해 집을 나섰다.

촛짜이니 어디가 포인트인 지 감이 없는 난 pc로 지도 검색해보구 나름 그럴듯한 곳으로 산행을 하는 것이다.

도라지 산행은 암벽지대가 좋다구 하니 지도 상에 나타난 산의 형상을 보구 찾아가 보는 것이다.

집에서 한 시간 여 달려서 목적지 주변에 차를 대고 배낭챙겨서 가파른 경사면을 오르고 올라 능선부를 따라 이동했다.

해발은 얼마 안 돼도 산세는 험하고 사람의 자취 끊긴 지 오래다.

수북히 쌓인 참나무잎을 저벅저벅 밟으며서 산을 오른다 .

여기저기서 멧돼지 습격으로 해를 당하는 사건이 많아서 은근 겁도 난다.

알미늄 손잡이를 한 괭이를 돌에 탕탕 쳐가면서 주변에서 제일 높은 봉우리에 도착, 가파른 바위경사면을 살금살금 내려밟으며 탐색에 나선다.

분위기는 그만인 데 기다리는 님은 자취도 없다.

분명 이런 곳이라면 바위틈에 홀연히 나타나 줄 만도 한데~~~~~~~

내려오다보니 수면 가까이 내려왔다.

'오늘은 글렀나벼~~~~~~~~~

촛짜가 별 수 없지~~~~~~~~'

호수는 잔물결로 눈부시고 외로운 한 사람만이 텅빈 호숫가를 더듬어 출발지점으로 향하고 있다.

 

봉우리에서 죽 늘어진 능선이 수면으로 내려오다 마지막으로 바위지대가 형성돼 있다.

'바위가 있으니 뭐가 있을라나??????? '

길쭉하니 바위에 기대어 있는 두 개의 줄기가 눈에 들어온다.

분명 도라지 줄기가 맞다.

'얼래 ????'

배낭을 벗어놓구 탐색에 들어갔다.

먼저 바위틈에 원형의 점이 일렬로 보인다.

'! 뇌두가 몇 개여~~~~~~~~'

자세히 살펴 보니 바위틈에 몇 개 더보인다.

연장 꺼내서 본격적으로 작업에 들어갔다.

여기 암질이 온돌식 난방의 구들암질이다.

편마암은 아니고 변성암인가, 문외한이니 이름을 모르겠다.

아직 풍화가 덜 진행돼서 이 것도 화강암 못지않게 단단하다.

정을 바위 틈에 대고 망치로 정 대가리를 사정없이 내리치지만 틈은 벌어지지 않고 정자국만 파여나간다.

 

벌써 시간은 세 시를 넘어가고~~~~~~~

마음만 급하다.

한 덩이 부셔내니 큰 뿌리 중간이 댕강 끊어진다.

젠장!!젠장 고추장!!

안되겠다.

시간을 보니 더 지체 했다가는 절벽에 갇히기 십상이겠다.

드러난 뿌리를 흙으로 덥어주고 부러진 호밋자루를 살짝 올려놓고 서둘러 출구를 찾아 출발점으로 이동했다.

 

일 주일 후 ,

다시 도전에 나섰다.

호수에는 나보다 먼저 낚시꾼들이 와서 세월을 낚고 있다.

'아이구 하필이면 내가 작업하는 곳 바로 밑에서 낚시질을 하네~~~~~~~~~

돌이라도 구르면 어쩔라구 ???????'

은근히 걱정이 된다.

망치질 몇 번하면 스르르 다시 올라 몇 번 때리면 주르르~~~~~

한겨울에 이마에 땀씩이나 빼가면서 정으로 돌을 부숴내고 또 부숴내고 ~~~~~~

포기할까 하는 마음이 꿈틀대기도 했지만 ~~~~

'나가 뱜바우 아녀~~~~~~~~~~'

이렇게 마인드컨트롤두 해가면서 억겁의 바위 속 잠에 빠져있는 도부인을 구출해 냈다.

'~~~~~~~'

나무에 기대어 놨던 배낭이 밑으로 구르기 시작한다.

데굴데굴데굴~~~~~~~~

수면 가까이 구르더니 바위턱에 멈춰선다.

로프와 안전벨트 그리고 오늘 점심을 물속에 수장시킬 뻔했다.

일요일에 간단하게 산행을 마치고 ~~~~~~

캐온 도라지를 박스에서 꺼내 작업에 들어갔다.

끊어진곳 이쑤시개로 붙이고 짓이겨진 곳 잘라내고~~~

 

한 시간 넘게 씨름을 하고 나서야 제대로 모양을 갖추고 멋진 나신을 보여준다.

공작이 날개를 펼치려는 듯~~~~~

잘생겼다.

뇌두는 네 개고 뿌리줄기는 여덜 개다.

 

지인의 샵에서 25병을 사고 술도 사고~~~~~~~~~~~~

아구야~~

25병이 작다.

세근이 병바닥에 닿았는 데도 뇌두 쪽이 15센티정도 병밖으로 나왔다.

 

살살 얼러가면서 안들어가려는 뇌두를 밀어넣었다.

억지로 구부렸더니 뇌두 하나가 벌어져 나온다.

 

뒷면은 망치질의 충격에 껍질이 상했다.

 

뿌리 전면에 옥주가 잘 발달돼있다.

 

작업을 마치니 뿌듯하다.

68호병에 담아야 되지 않을까하는 미련도 남지만 주머니 사정도 걱정되고 마누라 눈치도 봐야하구~~~~~~~

이렇게 올해가 저물어 간다.

전반기는 사무실 공사로 바쁜 나날의 연속이었다.

내년에는 68호병을 목표로 열심히 산을 올라야겠다.

무엇보다 안전한 산행이 될 수 있도록 산행준비에 만전을 기하고 걸음 걸음 신중을 더해야 되지 않을까??????

나는 아마추어니까 ~~~~~~~~

​​​​​ps:고수님들의 의견도 있고 내 의견도 그렇고~~~~~~~

지인의 샵에서 68호병을 사서 병갈이를 했다.

비비 꼬여서 불편해 보이던 도부인이 한결 평안해보인다.

우측에서 세번째 병이 이 번에 담은 것이다.​

 

늘 곁에 두고 어루만져 주리라~~~~~~~

잘 어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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