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상이야기

고향별곡(13-12)

by 뱜바우 2024. 6. 24.

주말마다 비가 온다.

시골집 고무통에 연이 삼차원으로 자람을 거듭하더니  꽃대를 올렸다.

높이 자란 연잎에 빗물이  고이고  그것을 버티던 줄기는 견디기 힘들면 살짝 한 옆으로 잎을 기울여  빗물을 쏟아내는 것을 반복하고 있다.

 

 

그늘막에 줄기를  올리던  애플수박이 자그만  열매를 키우고 있다.

쉬어가려던  주말은  이틀간 비를 맞으며  대문 앞에 괴는  물을 받아내기 위한 배수로 공사로 이어졌다.

땡볕이라면    못할 일이지만  구름이 양산되고  비가 기온을 낮춰주니  가능했지 싶다.

바로 이곳이 비가 많이 오면 물이 고여  발목까지 차는 곳이다. 

마당에 빗물이 모여서 내려오고  이웃집으로 이어진 길의 물도 이곳으로 모인다.

이러니 안 할 수가 없다. 

대문아래에 있는 배수관이 온전했더라면 하지 않아도 될 공사를 한다.

도로포장공사를 하면서 개울과 길을 지나 대문까지  배수관이 묻혀 있었는 데   다른 공사를 하면서  뭉개져  물 한 방울 나가지 않는다.

삼십 수년간 세를 주다 보니  신경 쓸 사람이 없고 언제 공사를 하는지  알 수 없으니  저질러진 일이다.

전에 확인을 해보니 대문에서 10여 미터 떨어진 창고가 끝나는 지점의 배수로가 살아있다.

배수관을 그쪽으로 연결할 참이다.

봄에 한 번 파봤던  대문 아래를 파기 시작했다.

콘크리트를  해머드릴과  해머로  부숴서  배수관 묻을 곳을 내려는 참인 데  쉽지 않다.

마음은 이팔청춘인 데 몸이 말을 듣지 않는다.

콘크리트 두께도  20 전이 훨씬 넘고  단단하기가  청석보다 단단하다.

콘크리트 밑의 흙을 파내고 반대편에도  파서 구멍을 냈다.

뒤 곁에  오배수 분리공사에 소용이 없어진 맨홀 하나를 파내서 끌고 왔다.

비는 세기를 더해가고 파논 구덩이에 물이 잔뜩 고였다.

철물점으로 가서 100미리 파이프 4본 45도 엘보와 맨홀 하나, 본드 등을 사서 내차에 실었다.

주인이 파이프가 떨어지지 않게 끈으로 매어준다.

점심때 농막 삼총사가 우리 집에 뭉쳤다.

라면을 안주삼아 막걸리가 오고 가고 ~~~~`

큰 됫병하나를 비우고 모자라 거실에 세팅되어 있는 백초주를 마셨다.

거나하게 취할 즈음 농막사장과 한우사장은 제실에 홍어회가 도착했다 떠났다.

나는 일을 해야 하므로 저어하고~~~~~~```

동네 위에 산소가 있는 친구부부가  왔다가 들른다.

"큰 공사 하네~~~``"

"옛날집치고는 잘 지은 집인 데  나 같으면 들어와 살겠네요~~~~~```"

벌써 오후 다섯 시가 넘었다. 

흙으로 범벅이 된  작업복을 벗어던지고  샤워하고  옷 갈아입고 집으로 갔다.

일요일에는 오자마자  상추 따고 호박도 따고 고추와 완두콩도 거둬 놓고 작업을 시작했다.

길 쪽에서 파이프를 잘라 들이밀고  맨홀에 연결했다.

원칙은 맨홀에서  파이프 쪽으로 완만한 경사가 있어야 하는 데 콘크리트를 부수지 못해서 역경사가 됐다.

맨홀 직후에 트랩이 형성돼서 아쉽다.

창고 처마선을 기준으로  흙을 파고  경사를 어림해서 보완했다.

도로를 건너 배수관이 살아있는 곳에도 맨홀을 설치했다.

겉에 드러난  배관이 이 번에 신설한 배관이다.

밑으로 맨홀에 구멍을 내서 연결해야 맞는 데  내 힘으론 역부족이다.

이렇게 겉으로 연결하고 둘레에 돌을 가져다 둘러쳐 쏟아져 나올 물을 맨홀 쪽으로 유도했다.

대문 바로 앞에 설치된 맨홀 모습이다.

흙더미가 그대로 남아있지만 오늘은 여기까지~~~~~~``

몸도 지치고  날이 개어 기온도 올라간다.

점심 먹고  마당에 나있는 채송화, 맨드라미,  코스모스 캐서 개울 콘크리트 불록 사이에 심었다.

샤워하고 옷 갈아입고  일찌감치 집으로 향했다.

이제  큰 공사는 끝났지 싶다.

 

이 번 주말은 꼭 쉬어가는 주를 만들어야겠다.

잘못하면 내 몸이 반항할 수 있으니~~~~~``

 

'일상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고향별곡(13-14)  (0) 2024.07.15
고향별곡(13-13)  (0) 2024.07.01
고향별곡(13-11)  (0) 2024.06.17
우정더하기3  (0) 2024.05.27
고향별곡(13-9)  (0) 2024.03.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