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마자막 주말도 열심히 살았다.
간밤에 눈이 와서 길이 어떨까, 망설임도 있었지만 뱜바우의 고향 향한 일편단심을 꺾을 수가 없었다.
저 전 주에 남새밭 중간에 있던 전주를 옮긴 데 이어 이 번에는 통신전주 이설을 신청해서 이설 한 전주 바로 뒤에 세우기로 하고 표시로 깃발을 세워놨다.
시골집 옥상에 일 년 내내 쓰레기를 만드는 감나무를 강전정하기로 마음먹었었다.
영하 10도 아래로 떨어진 날씨에 밖에서 작업하는 게 어설프다.
손도 시리고 볼도 얼어붙는다.
긴 대나무 장대 끝에 새로산 막톱을 장착했다.
고무밴드로 바투매고 반생으로 단단히 조였다.
옥상에서 5미터 넘게 떨어져있는 나뭇가지를 자른다는 것이 쉽지 않다.
한 자리를 계속 톱질을 해야 하는 데 장대는 휘청거리고 흔들린다.
반대쪽을 웬만큼 자르고 쓰러트려야 하지만 마음먹은 대로 안된다.
힘들게 앞쪽 가지에 톱질을 하니 와장창 쓰러지면서 나무둥치가 쫙 ~악 쪼개져 나갔다.
뒤에도 마찬가지~~~~~
큰 가지 두 개를 자르고 작은 가지 둘을 더해 잘랐다.
이 날 점심약속이 있으니 마음만 급하다.
저녁약속이면 종일 일을 할 수 있는 데 ~~~~~
한 동네에서 자란 불알친구들의 모임이니 못 간다 할 수 없다.
'그런디~~~~~
얘들이 불알이 붙었나 모르겠다.'
옥탑 바로 뒷 쪽에 있는 나무도 베어야 하는 데 시간이 많이 갔다.
여덟 시에 시작한 작업이 열한 시를 향하고 있다.
서둘러 옷에 먼지 툴툴 털고 집으로 향했다.
얼릉 차 세우고 배낭하나 메고 명암 저수지 식당으로 향했다.
발에 불이 나도록 걸어서 간신히 시간을 맞출 수 있었다.
넷이서 만나기로 했는 데 한 친구가 펑크를 내서 셋이 오붓한 점심을 먹었다.
방한복과 내의등을 잔뜩 입고 갔더니 왜 이리 더운 겨~~~~~~~~
준비한 술 한 병씩 건네고 ~~~~~
서울 친구는 쿠키상자를 준다.
윗 층으로 올라가 차를 마시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지만 잔뜩 끼어 입은 옷 때문에 땀만 열심히 난다.
산에 간다 하고 자리를 떴다.
이린이 회관 가를 지나 산성 쪽으로 올라섰다.
간만에 오니 진입로가 바뀌었다.
능선에 올라 우암산 쪽으로 방향을 틀어 우암산 터널을 향해서 걸어 나갔다.
산은 언제 가도 좋다.
송림이 양옆으로 도열하여 뱜바우를 맞는다.
가파른 계단을 올랐다.
높이를 달리하는 계단이 안 쓰던 근육을 쓰게 한다.
정상에 오르니 세 시가 됐다.
열 두시에 만나 식사하고 차 마시고~~~~~~~
한 시 반이 안 돼서 나선 길이 시간이 이렇게 많이 갔다.
십 수년 전만 해도 한여름 핫팬츠에 나시티 입고 마구 달려 오르면 우암산 터널에서 정상까지 20분이면 올랐었는
데 뱜바우가 많이 늙었다.
어디를 바라봐도 아파트뿐이다.
일요일,
전 날 자른 감나무 갈무리 작업을 했다.
옥탑 뒷 쪽의 감나무 가지치기를 하고~~~~~~~~~~
가지가 떨어지면서 보일러 연통을 잘라먹고 보일러실 처마의 스레트를 박살 낸다.
그라인더에 장착한 전기톱으로 쓰러트린 나무를 토막냈다.
하다가 톱날이 무뎌지면 충전드릴에 장착한 둥근 줄로 날을 세워가면서 작업했다.
날이 추우니 톱날에 윤활유가 뿌려져야 하는 데 나오지 않는다.
오일통을 분해해 기름구엄을 송곳으로 뚫어가면서 작업했다.
토막 치는 데 만 한나절이다.
이 날도 점심약속이 있었는 데 바람맞았다.
'내 이 넘하고 약속을 잡나 봐라~~~~~'
점심을 때우고 잔가지부터 정리해 헛간 처마밑에 쌓고 굵은 가지는 손수레에 실어다 헛간 앞에 쏟아부었다.
이 틀동안 벤 나무장작이 한 차는 되지 싶다.
이 거 헛간에 쌓아놓고 두고두고 화덕 연료로 써야겠다.
잘라진 연통을 수리했다.
사다리 놓고 지붕에 올라가 잘라진 끝단을 구부려 빗물이 들어가지않게 했다.
깨진 처마의 스레트도 사다리놓고 올라가 남아있는 스레트를 떠들고 잘라진 스레트를 끼워 넣었다.
감나무가지가 펴진 곳이 대나무 키보다 높으니 일조에는 지장이 없지 싶다.
감나무 가까이 있는 대나무를 작은 톱으로 베어내니 훤하다.
쌓아놓은 장작을 헛간 안에 들이는 것까지 하려니 엄두가 안 난다.
강추위에 작업하느라 지치기도 하고~~~~~~~~
서둘러 정리하고 집으로 향했다.
집에 오니 비행기사고가 났다고 야단이다.
가뜩이나 어수선한 세밑에 사고가 나니 더욱 스산한 연말이지 싶다.
가신 님들의 명복을 빌어본다.
@. 이 글을 보는 모든 님들의 주위에 안녕과 희망을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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