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 주말을 열심히 살았다.
세상은 세탹기 속처럼 어지럽고 날씨는 스산하지만 뱜바우의 삶은 누가 살아주지 않으니 뱜바우의 길을 간다.
이 번 주말에 초딩동창회가 있으니 매년 했던 거처럼 간단한 이벤트도 준비할 참이다.
전 주말에 보니 방에 전기매트 가동하고 온수를 쓰니 전기차단기가 자꾸 내려간다.
전문가는 아니지만 오래된 시골집이니 차단기 용량이 적은 것이 원인이지 싶다.
업소용 에어컨을 거실에 설치했을 때도 차단기가 내려간다고 했었다.
해서 계량기에서 분기해 스위치설치하고 3.2mm 2p선을 따로 깔아 거실까지 끌어서 에어컨을 쓰고 있었다.
30리터 용량의 온수기니 전기를 많이 먹는다.
거실까지 끌어온 3.2mm선에 온수기전원을 연결하는 작업에 들어갔다.
창고에 보관중이던 선을 가져다 에어컨 전용 콘센트에 직결하고 선을 느려 조리대 위의 수납장 밑바닥에 거꾸로 콘센트를 설치했다.
이제 차단기 떨어지는 일은 없지 싶다.
저 번 온수기 달다 떨어뜨렸을 때의 충격으로 개수대가 기울어 수평으로 재보니 조리대 쪽으로 많이 기울고 문도 아귀가 안 맞다.
개수대 아래 수납장문을 열고 배수 주름호스를 분리하고 개수대를 분리해 엎어보니 떨아질 때의 충격으로 판을 고정하는 피스 부분의 합판이 떨어저 나가 흔들거린다.
앵글을 잘라다 밑판에 대고 철판피스로 고정하고 다릿발을 붙였다.
수평을 재서 다릿발의 높이를 조절하니 OK!
조리대도 마찮가지 상태라 똑같이 처방했다.
간단하게 새 걸로 바꾸면 좋지만 마누라 시골집에 돈들이는 거 싫어한다.
다해놓고 나니 뿌듯하다. 하나하나 고쳐가는 재미가 쏠쏠하다.
온수기 전원 따로 따고 싱크대 고치고 뒷정리 하다보니 하루가 금방 간다.
개수대와 조리대이음 부분을 실리콘 처리했더니 언제 실리콘이 묻었는지 조끼와 바지가 어지럽다.
일요일, 날 새기 전에 시골집에 도착해서 토요일 이벤트 준비를 했다.
지하 발효실에 있는 감식초를 꺼내다 와인병에 소분했다.
1000ml 와인병에 담고 뚜껑 부분에 열수축튜브로 마감했다.
백숙용 한약재를 스티로폼박스에 담았다.
꾸지뽕, 헛개, 엄나무건재를 담았다.
작년에 구해 말려놓은 겨우살이 건재를 양파망에 담고 박스로 포장했다.
이렇게 감식초, 백숙용 한약재, 겨우살이건재, 술을 준비한다.
저 전 주에 잘라다 논 감나무를 헛간에 들이는 작업을 했다.
시간이 많이 간다.
다하고 나니 한나절이 다 됐다.
개울가 옹벽사이에 심었던 화초 마른 걸 정리했다.
씨앗 붙은 거 벽에 탁탁 쳐서 올봄을 기약하고 마당의 와송씨방도 가져다 뿌렸다.
다하고 나니 말끔하다.
점심 먹고 배낭 메고 산으로 향했다.
봄에 봐둔 둥굴레를 채취했다.
고사리밥이 덮혀서 구분이 잘 안 되지만 뱜바우의 산행이력이 그냥 쌓인 게 아니다.
살살 고사리밥을 들춰보니 둥굴레 마른 줄기와 잎이 보이고 까만 씨앗도 보인다.
황토질이고 습이 있으니 둥굴레 뿌리가 덩어째 올라온다.
흙을 탈탈 털어내니 수염뿌리가 촘촘한 둥굴레가 보인다.
흙더미 위에 수북하게 캐놓고 봉다리에 담고를 이어갔다.
두어 시간 하니 힘이 든다.
캐려면 얼마든지 캘 수 있겠지만 한 번 먹고 말 것이 아니니 두고두고 캐다가 덖어서 차로 마셔야겠다.
60리터 배낭이 터져라고 담아서 산을 내려왔다.
창고에 접이식 간이 식탁을 펴놓고 널었다.
둥구레도 꽃이 이쁘다.
싹이 붙은 뿌리 몇 개를 화단과 변이종 윤판나물 옆에 심었다.
이 것이 마르면 잔뿌리는 모두 부서져 떨어지고 적당한 크기로 잘라서 화덕에 불 피우고 무쇠솥뚜껑을 뒤집어놓고 덖으면 구수한 둥굴레차가 준비될 것이다.
세월은 덧없이 흘러가고 뱜바우의 술심도 약해지니 자극적인 술보다 차를 찾아야 할 시점이 되었지 싶다.
차를 마시며 여유를 즐기고 음미하는 시간을 가져야겠다.
주말에 만날 친구들의 얼굴을 그려본다.
나이가 들수록 소중한 것이 친구라고 했다.
오래도록 이어갔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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