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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기

바보산행기(16-8)

by 뱜바우 2025. 2. 24.

주말, 시골에 올 때마다 눈이 와 있다.

건조주의보가 내렸다는 데, 다소 도움이 되지 싶다.

눈을 쓸어내고 산에 갈 준비를 했다.

한우사장이 내 모습을 보더니 주머니에서 쓰던 핫팩을 건네준다.

"이 거 넣구 가유~~~~~"

 저수지에서  우측 과수원 자리 가장자리를 따라 올라갔다.

눈 쌓인 경사면을 아이젠을 장착하고 올라갔다.

코 끝을스치는 바람결이 차갑다.

도심에서 십 여키로 떨어진 고항이지만 온도차이가 상당하다.

여차하면 영하 10도 아래로 내려가 있으니~~~~~

유년의 산은 바닥에 흙이 그대로 드러나 벌겠었는 데 지금은 판이하다.

어딜 가도 낙엽이 수북하고 나무들은  낙엽을 자양분 삼아  성장의 속도에 탄력이 붙었다.

원만한 나무는 아름드리가 넘는다.

딱따구리가 소나무에 구멍을 숭숭 뚫어놨다.

속에 벌레가 있었는지  아니면 새끼를 키웠는지 알 수 없다.

이런 곳에 벌이 들면 최상급 목청이 되는 것이다.

개가죽나무 고사목에 느타리가 붙었던 흔적이 보인다.

누워있는 고사목에  털목이버섯도 보이고~~~~~~~~

비슷하면서  다른 코스로 산을 내려왔다.

은사시나무에  목청 딴 흔적이 보인다.

땄으면 제대로 원위치해야 하는 데  나무를 오려내고  그대로이다.

지 욕심만 차리고  벌들에 대한 배려가 전혀 없다.

전날 모임에서 친구가 싸준 돼지껍데기를 넣고 라면을 끓였다.

양념과 고기가 어우러져 맛나다.

마당 그늘막에 올라간 마른 덩굴들을 걷어냈다.

 

화덕에  욱여넣고 불을 붙였다.

마른 덩굴을  태우는 데도 연기가 엄청나게 난다.

'소방서에서 출동하는 거 아녀~~~~~~~~~~~'

친구가 들렀다.

"불장난하면 오줌 싼다."

차받침을 하나 건넨다.

담금주 한 병 건넸다.

집에 오니 딸내미가 불내 난 가고 야단이다.

일요일에도  산에 올랐다.

아침에 형에게서 전화가 온다.

딸이 쌀을 주는 데 남는단다.

사양을 해도 한 포 내려놓고  가신다.

어느 님의  파묘자리에  봉분은 사라지고  가꾸던 주목이  커서 장벽을 이루고 있다.

이랫쪽에 멧돼지 흙목욕하던 지리가 보이더니   몸 비비던  나무가  맨질맨질하다.

동굴이 보인다.

궁금하면 못 참는 뱜바우, 낙엽이 쌓여 미끄러운 경사면을  따라 들어가서  안을 확인했다.

동굴은 인공으로 판 거 같다.

금을 확인하려 판 것 같다.

우리 고향이 일제강점기 금 수탈이 심했던 곳이니  이 산 저 산  금캔 흔적이  무수하다.

고전병 하나가 보인다.

선양에서 맹근 것이다.

아름드리 소나무도  안아보고~~~~~~~~~

능선에는  찬기운이 여전한 바람이 쏴~~~ 아! 소리를 내며 스쳐간다.

이런 때는  능선에서 벗어나 살짝 아래로 내려 밟는 것이  상책이다.

바람도 없고  ,낙엽을 밟는 느낌도 푹신하고, 햇살도 따뜻히다.

철 지난 영지 한 꼬다리가 보인다.

능선을 넘어 선영으로 향했다.

벌써 고라니는  털갈이를 하는지  길가에  고라니 털이 수북하다.

산소가에 심어져 있는 감나무를 전지 했다.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위로만 자라니  높은 가지를 잘라냈다.

선영의 아래쪽을 장식하고 있는 탑군의 모습이 의연하다.

고모님 산소를 지키고 있는 동백나무에 꽃망울이 많이 열렸다.

언제 꽃을 피워낼지 기다려진다.

전날 산에서 가져온 느타리와 털목 이를 온수에 불려 놨었다.

이 걸 넣고 라면을 끌였다.

느타리보다 털목이의 식감이 훨 낫다.

오독오독 씹히는 맛이 일품이다.

점심 먹자 마지 공장으로 달려갔다.

옆 마당에 쌓여있는 낙엽을 치웠다.

낙엽을 긁어모아서 고무통에 담아서 거름더미 위에 쌓았다.

감나무 아래 전지해서 생긴 나무를 쌓아뒀었는 데 보기 흉하다.

이참에  정리했다.

대비로 쓸어내니 보기 좋다.

감나무 아래도 말끔하고~~~~~~

쓰잘대 없는 가시오갈피와 적하수오는 왜 이리 성가신지 모르겠다.

 

이 번 주말에는  감나무에 거름을 내야겠다.

날이 풀린다니 조금 더 보폭을 넓히는 산행도 생각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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