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도 바쁘게 지나갔다.
토요일, 딸래미와 점심약속이 있는 날이라 마음만 조급하다.
시골집 화단의 상사화는 파란 싹을 내밀어 봄이 왔음을 알린다.
열한 시에 시골집을 나서야겠기에 뭘 벌리기보다 동네 얕은 산 한 바퀴 돌면서 시간을 보냈다.
저수지를 우로 산 쪽으로 돌아 절로 난 길로 접어들었다.
동네 형수들도 산책에 나서 반대편에서 다가온다.
"뭐 하러 길 놔두고 산 속에 있어유??"
"토깽이 잡아유~~~~"
"버섯이 있나 보러 들어갔나 배, 전에 동짓날 산느타리 많이 가져왔잔유~~~~~~~"
절을 지나 반대편 양달 쪽 산을 돌아 선영 쪽으로 갔다.
쌀랑한 기온에도 토봉들이 열씨미 드나들고 있다.
다시 농막 뒤로 올라 두루봉을 향했다.
두루봉 능선을 넘어 예전에 달뱅이논자리에 이르니 돼지들이 목욕한 흔적이 역력하다.
목욕하고 나간 지 얼마 안 됐는지 흙탕물이다.
산개구리가 알을 잔뜩 놔 놨다.
저수지 쪽으로 내려서다 친구의 무덤 위에 다다랐다.
목련이 한그루 서있다.
4월이 되면 하얀 꽃이 친구의 웃음처럼 피어나지 싶다.
저수지 수문 아래로 내려섰다.
못생긴 토중석하나가 보인다.
산에서 가져온 잔나비걸상을 물에 불려 전자레인지로 쪄냈다.
버섯 안에 있는 벌레를 죽이는 작업이다.
옥상에 올라가 태양광발전 인버터를 찍어 설치업자에게 보냈다.
에너지관리공단에서 점검차 요청하는 거란 연락이다.
집에 와 옷 갈아입고 육거리로 갔다.
딸래미를 만나 곱창전골로 점심을 했다.
전통시장이 늘 한가하다고 하는 데 육거리 시장은 예외인가 보다.
사람이 바글바글 인산인해다.
자동차 전시장으로 가서 관심 있는 차를 살펴봤다.
두 시가 좀 넘었다.
집에 가만히 못 있는 뱜바우, 지팡이 하나 들고 우암산 산행을 했다.
들머리는 용담행정복지센터 쪽으로 ~~~~~~
가다가 샛길로 새서 다른 경로로 올라갔다.
정상 바로 아래 운동시설이 있는 옆에 전망대가 있다.
청주 전경을 둘러봤다.
어디로 눈을 돌려도 보이는 건 아파트군이다.
전망대 밑에 데크가 있어서 포토존 역할을 한다.
삼일공원 쪽에서 올라오는 소나뭇길이 일품이다.
내려올 때도 코스를 바꿔서 광덕사 쪽으로 향했다.
중간에 고씨샘터가 있고 옆에 대형천막이 있다.
천막 밑에는 커다란 나무마루가 있다.
체육시설도 갖춰져 있어서 시간 많은 노인네들 와서 시간 보내기 좋은 곳 같다.
예전 논자리에 메타세쿼이아가 있는 데 주변에 불쑥뿔쑥 뿌리가 솟아나 있다.
땅이 습하니 호흡을 하려고 뿌리를 위로 내밀었지 싶다.
일요일에도 고향을 찾았다.
작년에 통에 연을 길렀었는 데 , 금붕어를 같이 길렀었다.
꽃도 잘 보고 금붕어 노는 모습도 재미있게 즐겼었다.
관상용 연꽃은 꽃이 피고 힌연은 꽃이 안 피었었다.
얼음 녹아 살펴보니 금붕어가 모두 얼어 죽었다.
통이 그대로 찬 공기에 드러나 있으니 꽝꽝 얼어버렸었다.
허니 죽을 수밖에~~~~~~~~
문제가 있으면 해결책도 있는 법~~~~~~
연 심은 통이 그늘막 아래에 있으니 햇볕을 못 받은 힌연이 꽃을 못 피웠고 통이 얼으니 금붕어도 죽고~~~~~~~
통에 물을 빼고 위치이동을 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화단 앞 쪽에 자리를 마련하고 땅파기를 했다.
돌이 무지하게 나온다.
흙반 돌반이다.
통의 높이만큼 땅을 팠다.
안 하던 일 하려니 힘이 무지 든다.
중간에 잡채 데워서 막걸리 한 대포하고 작업을 이어갔다.
땅피기 보다 힘든 것이 소 구수(구유)를 옮겨 파낸 땅속에 안착시키는 작업이다.
힘이 없으면 머리를 써야지 머리는 폼으로 달린 것이 아니다.
창고에서 파이프 꺼내서 바닥에 깔고 그 위에 다시 파이프를 가로로 구수 밑에 밀어 넣어 파이프가 구르면서
구수가 앞으로 가게 했다.
파진 구덩이에도 구수가 거꾸로 처박히지 않게 반대편에 비스듬히 파이프를 대고 조금씩 앞으로 밀어 나갔다.
일을 해보면 이론과 실재는 많이 다르다.
구수가 밑으로 미끄러지면서 흙이 쏟아져내려 앞 쪽이 많이 들렸다.
살살 흙 파내고 돌도 파내서 겨우겨우 균형을 맞췄다.
고무통은 뒤집어 연뿌리를 쏟아내니 한결 가볍다.
한 나절이 돼서야 두 개를 셑팅할 수 있었다.
벌써 한 시가 넘었다.
점심 먹고 정원석 깨진 거 에폭시로 붙였다.
깨진 지 20여 년이 넘은 거 같다.
통주위를 되메움 하고 ~~~~~~~~~
화단 가운데에서 캔 꽃잔디를 집 앞 개울 콘크리트불록 사이에 심었다.
흙이 부족해 개울 바닥에서 흙을 떠다가 올렸다.
연은 다음 주에 심어야겠다.
벌써 네 시가 훌쩍 넘었다.
개울가 불록에는 꽃잔디가 피어나고 화단에는 하얗고 붉은 연꽃을 기다리면서~~~~~~~~~~
뱜바우의 봄맞이 여정을 이렇게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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