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홧가루 날리는 외딴 봉우리
윤사월 해 길다 꾀꼬리 울면
산지기 외딴집 눈먼 처녀사
문설주에 기대고 엿듣고 있다.'
학교 댕길 때 즐겨 읍조리리던 박목월의 윤사월이라는 시다.
지금이 딱 그즈음이지 싶다.
토요일, 비가 온다.
회사에서 다른 회사를 인수하고 한 참 정리 중으로 화분이 여럿 있는 데 모두 버린단다.
그중에 둘을 차에 싣고 고향으로 왔다.
이때가 한동안 가물어야 양봉업자들에게 좋은 계절이다.
아카시아꽃이 막 피기 시작했으니 일 년 중 제일 큰 대목을 봐야 할 시기 인 데 비가 오니 마음을 많이 조이지 싶다.
뱜바우도 양봉업자가 아닌가?ㅎㅎㅎ
거실 식탁의자에 앉아 멍하니 창밖을 본다.
히터도 틀어놓고~~~~~
가져온 화분은 현관 계단 밑에 셑팅을 했다.
집에서 차에 싣다가 비닐도 안벗긴 차에 흙을 쏟아낸 벤자민은 마당에 두고~~~~~~~~~
살아있는 뱜바우, 움직여야 직성이 풀린다.
우산과 등산스틱을 들고 산책에 나섰다.
늘 그렇듯 저수지를 우로 돌아 절을 지나고 건너산으로 올라 선영으로 향했다.
팽나무를 타고 오른 등나무에 등꽃이 장관이다.
등나무꽃이 먼저 피고 이어서 아카시아가 필 것이다.
비를 맞고 서있는 탑군들도 나름 운치 있다.
돌탑 위에 하늘정원도 생기를 되찾고~~~~~~~~~~~
베란다에 놓여있는 정원석을 찍어본다.
우뚝한 산 중에 호수를 품고 있는 모습이 보기 좋다.
화단가에 하수오가 줄기를 올렸다.
생뚱맞다.
어디 올릴 데도 없으니 캐서 본 건물 우측으로 옮겼다.
비가 그치고 ~~~~~~~
우리 집 여자들이 온단다.
요즘 4주 연속 두 여자가 시골집을 방문한다.
고향집에서 두 여지를 보는 것은 또 다른 반가움이다.
쑥갓묘를 사서 가져왔다.
그늘막 앞에 심고~~~~
마누라는 오자마자 개울가 미나리를 자르러 내려가고 딸내미는 보따리 들고 집안으로 들어간다.
냄새가 살살 나는 것이 삼겹살을 굽고 있다.
미나리 집에 가져가려 자르는 것이 아니라 삼겹살에 곁들이려고 자른 것이다.
맛있는 점심에 무알콜맥주를 곁들였다.
고사리 꺾으러 가잔다.
두 여자를 내 차에 태우고 선영까지 쑤욱~~~~~~
가파른 100여 미터를 힘들게 걸었던 것이 차를 바꾸니 해결이다.
아침나절에 봤던 등꽃을 보고 탄성을 지르고 사진을 찍느라 정신없다.
딸내미도 고사리 꺾는 재미에 빠져서 좋아라 하고~~~~~~~~~~
뭐 많이 꺾어야 맛인가, 좋아하는 두 여자를 보는 것도 행복이다.
네 시가 다 돼 갈 무렵 두 여자 먼저 집으로 떠나고 ~~~~~~~
뱜바우는 남아서 화덕을 손봤다.
일요일, 예정했던 취나물 뜯으러 산을 올랐다.
먼저 고사리가 반긴다.
때가 지난 고사리는 가늘고 올라오면서 활개를 편 것이 대부분이다.
그런 중에도 풀 숲에 숨어있는 실한 것도 보인다.
어느새 고사리밭이 둥굴레밭으로 변했다.
능선 쪽으로 오르니 고사리가 실하다.
길쭉길쭉한 고사리줄기를 잡고 훑어 올리다가 연한 부분을 툭 잘라 꺾으니 금방 앞치마가 무겁다.
선물용 가방에 한가득~~~~~~~~
60리터 배낭에 가득하다.
산을 넘어 취나물 사냥에 나섰다.
작년에 벌목을 한 곳이다.
여기 취나물 광자리는 뱜바우가 자주 찾던 곳이다.
햇볕이 좋으니 탐스럽게 자라났다.
그 거 참, 돌이 멋지다.
정원석으로 가져다 놓으면 일품이지 싶다.
배낭에 꾹꾹누러 간신히 마무리를 해서 산을 내려왔다.
근래 들어 가장 많이 취나물을 꺾은 거 같다.
점보록 박스에 한가득이다.
고사리 달아보니 4킬로 좀 넘는다.
늦은 점심을 먹고 화덕에 불붙여 데쳐냈다.
전 날 화덕과 솥사이 틈을 에폭시로 마감을 했더니 연기가 새지 않고 아주 좋다.
액폭시 남은 걸로 옥상난간에 금이 간 곳의 틈을 메웠다.
날을 잡아서 옥상 방수를 한 번 더 해야겠다.
이 번 주말에는 멀리 심을 보러 가야겠다.
'산행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바보산행기(16-18) (0) | 2025.05.26 |
---|---|
바보산행기 (16-17) (0) | 2025.05.12 |
바보산행기(16-15) (0) | 2025.04.21 |
바보산행기(16-14) (0) | 2025.04.14 |
바보산행기(16-13) (0) | 2025.04.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