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력 시월은 상달이라 예로부터 한 해의 농사로 거둔 곡식으로 조상님께 시제를 지낸다.
대문중 시제가 일요일에 있었다.
토요일, 시골집에서 엄나무를 잘라 갈무리했다.
너무 자라서 지붕높이보다 높이 자라니 태양광에 지장을 줄 수 있고 이웃집에도 잎이 떨어져 성가실 듯하다.
키높이만큼 남기고 잘랐다.
생각보다 양이 많다.
자른 걸 마당으로 가져와 그라인더에 장착한 기계톱으로 알맞게 자르고~~~~``
아버지께서 물려주신 자귀로 쪼개고 잔가지도 토막을 냈다.
우리 동네에 선영이 있는 친구가 방문했다.
불러서 커피 한 잔 대접하고 이야기 끝에 뒷골이 쑤시는 데 약술(천마)을 먹으면 편하단다.
마침 시골에 가져다논 술이 한 병 있다.
그 걸 들려 보냈다.
두 나무가 양이 엄청나다 .
점보롤 박스에 한 박스 다른 박스로 또 한 박스, 두 박스를 잘랐다.
다하고 나니 한 시가 넘었다.
보온재 가지고 하나 남은 설통을 살펴봤다.
뚜껑을 열어보니 꿀은 없고 빈집만 남았다.
가까이 양봉이 있으니 모두 도둑맞았나 보다.
그래도 벌들은 자리를 지키고 있다.
헛일한 셈이지만 보온을 했다.
보온재 두르고 비닐로 씌우고~~~~~``
일요일엔 대산소 시제를 지내러 갔다.
아침 일찍 와서 시골집 방안청소를 하고 형네로 가서 같이 선영으로 갔다.
총무가 모든 걸 준비했다.
선영의 위치가 양쪽으로 산줄기가 감싸고 있는 것이 아늑하니 명당이다.
반가운 얼굴들 보고 음식도 나누고 그야말로 화기애애하다.
회장님이 디스크수술로 못 오셔서 아쉽다.
자리를 이동해서 아랫 조상들의 제례가 이어졌다.
여기는 한 골 전부가 우리 문중의 산소가 모셔져 있다.
완만한 경사에 조상들이 모셔져 있고 양쪽 산줄기가 감싸듯 유택 지를 안고 있는 모습이 가히 명당이지 싶다.
점심은 오리훈제를 하는 식당에 모여서 했다.
일 년간의 경과보고와 결산보고가 있었다.
감사가 연로하시니 새로운 감사선출도 했다.
젊은 친구가 맡았으니 잘하지 싶다.
여비 하라고 봉투에 돈까지 준다.
총무가 아주 제대로 한다.
재산관리며 이런저런 것을 꼼꼼하게 짚어 나오니 흠짓하나 없다.
음식을 먹는 데 입에 딱딱한 게 씹힌다.
뱄어보니 이빨이 부러졌다.
모두 헤아지고 시골집으로 와서 꿀 한 병을 들고 설통으로 갔다.
설통뚜껑을 열고 스티로폼 그릇에 꿀을 붓고 물을 부었다.
이 걸로 겨울을 났으면 하는 바람이다.
남들은 꿀을 거두는 데 뱜바우는 되레 벌에게 꿀을 주고 있다.
겨울을 잘 보내고 봄에 번성하기를 바랄 뿐이다.
옥상에 올라가 보니 태양광 차단기가 내려가 있다.
어디 누전이 있나보다.
홍시를 여나무 개 따서 집으로 왔다.
다음 주에는 우리 선영의 시제가 있다.
동기간들 볼 생각을 하니 입가에 미소가 번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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