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토요일은 차가 없어서 시내버스를 타고 고향으로 갔다.
금요일, 출근하면서 딸내미 랜트해 주고, 회사로 가다가 접촉사고가 나서 운전석 문짝이 찌그러져 수리를 맡겼으니~~
차만 타면 편한 데 정류장까기 오가는 게 불편하고 ~~~~~덥고 그렇다.
마을 들머리 느티나무가 어렸을 적 아버님의 품처럼 늠름하게 다가온다.
60여 년 전, 아버지와 동네 청년들이 산에서 캐다 심은 것이 이렇게 컸다.
장정 댓명이 둘러싸야 닿지 싶다.
그때 느티나무가 잘 자라라고 아버지가 주위에 구덩이를 파고 집 똥간의 인분을 퍼다 넣으시다가 구덩이에 빠졌었던 일이 엊그제 인양 생생하다.
그때는 왜 그리 하셨는지 엄청 창피했었는 데 세월이 가니 추억으로 남아 옛 이야기 할 때면
으레 회자되곤 하는 소재가 됐다.
한여름 더위를 피해 동네사람들이 모여서 장기 두는 장소로, 어른들의 낮잠 자는 곳으로, 으슥한 저녁에는 동네 청춘남녀의 만남의 장소로 이용되던 곳인 데 지금은 한낮에도 인적이 없고 여기저기 쓰레기만 뒹군다.
마을노인회관에 에어컨이 씽씽 돌아가니 모두 회관에서 더위를 피하는 것이다.
해마다 시청산림과에 전화를 해서 밑동에 나는 버섯방제를 부탁했었는 데 올해는 했는지 확인해 봐야겠다.
동네 옆 까치골에는 수 주째 덤프트럭이 토석을 싣고 나간다.
이장에게 전화하니 옆동네 이장과 브로커가 낀 산지개간을 한단다.
'경사도 급한 데 뭔 놈의 개간인 지?????'
오 년 동안 의무경작을 하고 다른 용도로 형질변경을 해서 개발을 하려는 꼼수이지 싶다.
무슨 반려견화장장을 한다고 봄부터 시끄러웠는 데 , 그 걸 추진하려는 건 아닌지???????????
화장장은 반려견 많이 키우는 도회지에 해야지 왜 한적한 시골동네에 해서 시끄럽게 하려는 건 지 모르겠다.
이야기 끝에 월요일에 동네에서 복달음행사를 한단다.
계좌 보내달래서 얼마간의 스폰을 했다.
주 중에 주문한 포도봉지를 가져갔었다.
도착하자마자 집에 가져갈 채소를 거두고~~~~~~~
그늘막에 올린 머루덩굴의 머루열매에 봉지를 씌웠다.
봉지는 큼직한 데 열매는 작으니 작업이 까다롭다.
봄부터 꽃은 열심히 피는 데 열매가 맺었는 가 싶으면 없어지니 알 수 없었다.
여기저기 물어보니 충해를 입는 거 같단다.
노린재 등이 열매에 빨대를 꽂고 빨아대니 열매가 맺었는 가 싶으면 없어지곤 했었다.
50여 개의 봉지를 씌웠다.
잘 영글려는 지??????
연꽃은 하나씩 피어나고~~~~~~
이어서 봉오리가 올라온다.
동네 아주머니가
"더운데 회관으로 와~~~~ 엄청 시원햐~~~~~~"
"우리 집에도 에어콘 있어유~~~"
아직은 노인회관 갈 나이는 아닌 듯하니 가기가 꺼려진다.
채소에 물 주고 어쩌고 나니 열 시가 훌떡 넘어간다.
형이 가지봉지와 여주를 하나 가지고 오셨다.
이런저런 이야기에 시간 가는 줄 모른다.
점심 먹고 에어컨 켜놓고 놀다가 집으로 왔다.
일요일에는 선영부터 찾았다.
길가 논의 벼들이 패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더워 아우성이지만 뜨거운 태양은 제 할 일을 묵묵히 하고 있다.
걸어가면서 길가로 올라온 환삼덩굴을 낫으로 걷어 내렸다.
잎에 동네형수가 운동차 나오셨다.
장화가 젖고 하늘정원의 부처손이 싱싱한 걸 보니 간 밤에 비가 왔는가 보다.
상석 아래 기슭에 장수말벌은 한 주 새에 세력을 훌쩍 키웠다.
땅파기 사역하는 벌들도 훨 늘어나고 다른 벌들은 열심히 뭘 물고 들어온다.
대나무 잘라다 말뚝을 박고 가져온 끈으로 빙 둘러 울타리를 쳤다.
말벌조심이라고 매직으로 썼는 데 잘 안 보인다.
벌초할 때 형제들이 조심해야겠다.
울타리 친 곳을 제 외하고 해야지 싶다.
토종벌 주위 말벌유인액 바꾸고~~~~~~~~~~~
머루덩굴 가지치고 주위에 풀을 뽑았다.
길가에서 제절로 뻗어 나오는 바랭이를 뽑고 ~~~~~~~
풀들은 엄청난 기세로 세력을 넓혀온다.
풀을 뽑다 보니 표지비 바로 위에 있는 감나무 아래 건초덤불에도 왕탱이가 집을 짓고 있다.
돌탑을 오가며 다람쥐기 놀고 있다.
내려오고 있는 데 농막사장이 온다.
차 돌려서 개사료 넘겨주고 ~~~~~~~~~~
점심에 같이 막걸리를 곁들인 점심을 했다.
한낮에는 엄청 더워도 새벽에는 조금씩 기온이 내려가고 있다.
낼모레 말복, 다음 주에 처서이니 더위도 머지않은 듯~~~~~~~~~~
무우, 배추도 심을 때가 되지 않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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