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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야기

고향별곡(13-20)

by 뱜바우 2024. 9. 2.

벌초가 약속된 주말이다.

시골집에 상사화가  곱게 피었다.

전 주에 심은 무우가 절반도 안났다.

조루로 물을 주고 친구가 가져다 논  톱밥을  뿌렸다.

소나무,낙엽송 등의 톱밥에는 특유의 피톤치드성분이 있으니 해충의 접근을 어느 정도 막을 수 있지 않을까,시험삼아 뿌려보는 것이다.

아랫 쪽 밭은  경작을 포기했는 지 풀만 무성하니   벌레가 침입하기 좋은 조건으로  조심해야겠다.

작년에 배추는 벌레 때문에  한 개도 먹지 못하기도 했으니~~~~~~~~~ 

공장건물 뒷마당가에 배추묘를 사다 심었다.

물주고  살충제 분무기로 뿌리고 다시 토양살충제 뿌리고 톱밥을 뿌렸다.

예초기 돌려서 양파심었던 곳에 풀을 쳐 내고 길 양옆으로도 깎았다.

개울로 내려가는 계단 주변도 깎았다.

길에 흩어진 풀부스러기를  대비로 쓸어냈다.

연장챙겨서  시골집에 오니 벌써 열한 시가 넘었다.

한우사장이 내 차를 보고 온다.

라면을 안주삼아 차례주를 곁들이고  농막사장 불러내려 백초주를  더했다.

목공하는 친구가 들러    합석을 했다.

세상 참 좁다.

친구의 처남이 한우사장과 친구랜다.

한우사장이 취기가 돌아 눈이 감기려할 때  서둘러 자리를 정리하고 집으로 향했다.

내일이 선영벌초니 인천동생이  청주에 도착해서 뭘 준비해야 하는 지 전화가 온다.

장을 봐서  시골집에서 자고  벌초를 하기위함이다.

일요일 ,벌초를 하러 나섰다.

시골집에도착하니 인천동생 부자가 아침을 하고있다.

이어서 형이 도착하고~~

먹거리 아이스박스에 넣어  형차에 실었다.

선영에 도착하자마자 인천동생과 난 예초기 돌리고 형은 향나무 전지를 하고  인천 조카는  갈퀴질로 각자의 임무 분담했다.

한 참을 예초기 돌리고 있으니 대전 회장님고 동생들이 올라온다.

대전막내에게 예초기를 인계하고  조카와 같이 전 주에 깎아논 풀을 리어카에 담아서  감나무 밑에 쌓았다.

벌써 출출하니 형제들 불러  족발과 오이를 안주로 막걸리는  나누고~~~~~~~~~~~

두 동생  예초기질이 서툴다.

옛말에 '처삼촌 묘 벌초하듯 한다.' 그 말이 딱 맞다.

대전 동생이 예초기질 머뭇거리는 걸 다시 내가 예초기를 돌렸다.

농막 집안의  형제들도 우르르 몰려와  벌초를 한다.

여기는 완전 세대교체에 성공했다.

대다수가 3,40대의 젊은 혈기로 무장했다.

우리는 아랫대가  인천 조카 한 명이다.

"저     집안좀 봐~ 완전 세대교체 했잖여~~~~~~~~"

어허 !  우리 형제들은  안하무인다.

이 정도도 잘하는 것이고  이보다 못한 집안도 많다나 뭐래나~~~~~~~~~

어찌나 당당한 지  말 꺼냈다가    내가 무안할 판이다.

동생들이 깎은 곳 다시 한번 다듬고 작업을 마쳤다.

그런 중에 종중이  주최하는 해외여행 안건이 나왔다.

이런!!

"가는 거  조은 디 개인 부담으로 가자구~~~~~~"

기금 얼마 안 되는 거   못써서  안달이니 참  어이없다.

벌초는 한 나절 내에 끝났다.

간간이 구름도 오가고 습도가 없으니 나름 벌초하기 좋은 날씨였다.

이 산 저 산 예초기소리 요란하다.

모두 떠나보내고  술 깰 겸 시골집에 남았다.

외형상으로  무탈하게 끝난 벌초의  뒤가 개운치 않은 하루였다.

그동안 나름 많은 공을 들여왔는 데~~~~~~~~~~

앞날을 기약할 수 없으니~~~~~~~~~~~

 

'이를 어찌할 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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