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토요일 산행에 나섰다.
여기 갈까? 저기 갈까?
출발하면서도 딱 정하지 못하고 출발부터~~~~~~`
아주 오래 전에 송이 봤던 곳, 도라지 68호병꺼리 캤던 곳으로 임도를 올라탔다.
3키로 넘게 산 중턱을 가로 지르는 산길을 올라 차를 세웠다.
호수는 낮아진 기온에 푸르기를 더해가고 수면은 잔잔하다.
이제 가을도 깊을 대로 깊어져 제법 선들선들 바람이 차갑다.
능선을 타고 가는 산행길에 땀 한방울 나지 않는다.


철지난 영지가 보인다.
올해는 이 것도 보기 힘들다.
보험드는 마음으로 전지가위로 잘라 담았다.

오래전에 송이 이십여 수 했던 곳을 찾았지만 감이 안잡히고 날씨도 송이자랄 날씨가 아니다.
잔대꽃이 가는 가을인사라도 하려는 지 애처롭다.
버섯 좋아하는 민달팽이는 가는 가을이 아쉬운 지 두 놈이 붙어서 열정의 키스에 전념하고 있다.
암수 한 몸인 달팽이는 이렇게 서로의 정액을 주고 받아야 내년을 기약할 수 있다.

흙위에 난 도라지의 거지반이 이렇게 싹대가 잘려 있으니 구분하기 여간 힘든 게 아니다.

간만의 도라지작업이라 그런지 제대로 잔미를 거둘 수 없고 여름가뭄으로 잔미가 제대로 발달하지 않았다.

한참을 탐색 끝에 바위 위에 덩그러니 있는 도라지 싹대를 발견했다.
어느님이 바위틈이라 포기하고 간 건 지도 모르겠다.
'그러면 뱜바우가 도전을 해봐야지~~~~~`
커다란 돌틈에 뿌리를 내리고 있는 놈이라 여간 애를 먹은 게 아니다.
돌틈에 도라이버 대고 벌려봤지만 꿈쩍도 안하다.
켜켜이 쌓인 돌을 아래부터 빼냈다.
빠루를 가지고 올 걸~~~~~~~~
시원찮은 도라이버로 작업하려니 힘을 제대로 쓸 수가 없다.
두 시간여 작업을 하고 캐내 것이 한 쪽뿌리가 상의 군인이 됐다.
젠장!

시간도 한 시가 넘어가고~~~~`
예전에 68호병꺼리 작업했던 곳으로 이동했다.
역시 있을만한 곳에 도라지가 있다.
쌍대가 절벽 중간에 보인다.

시간이 두 시를 넘어가고 있다.
지금 로프걸고 작업해야 온전히 작업할 수 없을 거 같다.

조금 더 밑에 벌써 단풍이 든 싹대 하나도 보인다.
다음을 기약하고 서둘러 되돌아왔다.
저녁에 친구들 모임도 약속돼 있고~~~~```

철모르는 철쭉 한 송이가 외롭다.
일요일엔 고향으로 달려가 전 주와 똑같은 일정을 소화했다.
저녁에 온다던 비가 부슬부슬 내린다.

감은 조금 달린 것이 홍시가 되어 떨어지고 ~~~```
이 것도 무슨 병이란다.
감꼭지에 벌레가 알을 낳으면 그것이 파고들면서 홍시가되어 떨어지는 ~~```

김장무우를 심어놓고 솎아내지 않아서 뿌리가 제대로 비육이 안된다.
늦게나마 솎음작업을 했다.
양이 많다.
마누라에게 카톡했더니 모두 가져오란다.
큰 봉다리로 여섯 개~~~~~~``

도라지 씨앗채종을 했다.
비닐봉다리에 꽉꽉눌러서 한 봉다리~~~~`
시골집 세입자가 보잖다.
다음 주 토요일에 이사간단다.
화장대를 옮길 수 없어서 이 것도 놓고 간단다.
기왕에 허락한 거 그러라고 했다.
각서 하나 받았다.
추후 이의제기 않기로~~``
형에게서 전화가 온다.
동네 살던 대고모님 딸이 청주에산다고 농사진 배하고 풋고추하고 갖다주란다.
비가 오는 중에 선영 천막친 좁은 곳 의자에 앉아서 도라지대에 달린 씨방을 가위로 잘라 분리했다.
부피를 줄여서 자루에 넣어 놓으면 말라서 씨앗이 분리된다.
이 걸 가지고 댕기면서 산에도 뿌려주고 둑에도 뿌릴 참이다.
농막에서 삼겹살과 라면을 얻어먹고 서둘러 집으로향했다.
인천사는 동서가 친구들과 놀러갔다가 들른단다.
집에 도착하자마자 동서가 오구 대낮부터 소주를 마시고
마누라가 집에 와서 또 소주와 산삼주를 마시고~~~``
이렇게 가을이 깊어간다.
다음 주말에 어떤 이야기가 이어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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